"원청사가 책임져야"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공사를 맡은 하도급 건설업체가 경영난을 이유로 임금 50억원을 지급하지 않아 건설 근로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건설근로자 60여명은 10일 오전 8시50분 연수구 포스코 건설 송도 사옥 앞에서 체불 임금을 해결하라며 시위를 했다.

이들은 포스코 건설의 한 아파트 골조 공사를 맡은 하도급업체 ㈜대청공영 소속 근로자들이다.

근로자들은 "수십 명이 6월부터 업체에게서 공사대금 50억원을 받지 못했다"며 "원청사는 하도급 업체를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는데도 손을 놓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대청공영은 경영이 어려워져 수개월째 임금을 주지 않았다.

지난달 10일 업체 대표 A씨는 경영난 문제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후 업체는 체불 문제를 회피했다. 그러면서 업체는 근로자들에게 "회사가 망해서 줄 돈이 없으니 원청사인 포스코 건설에 공사 대금을 청구하라"고 했다.

㈜대청공영 관계자는 "회사가 망해서 직원도 월급을 못 받고 다 퇴사했다"며 "건설 근로자들은 원청사에서 임금을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근로자들은 지난달 말 공사를 중단하고 포스코 측에 밀린 임금을 대신 지급하거나, 골조공사를 다른 업체에 맡겨 자신들을 고용 승계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포스코 건설은 하도급업체에 공사 대금을 모두 준 상태여서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측은 지난달 8일 진행한 공사분 대금만 하도급 업체에 지급했다. 하지만 공사가 중단되자 이달 초 ㈜대청공영과 계약을 파기한 상태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들의 요구사항을 모두 들어주기는 어렵다"며 "새 업체와 계약을 하더라도 고용승계는 권한 밖의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골조공사가 중단돼 다른 부분 공사를 먼저 하고 있다"며 "근로자들을 도울 방법을 회사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kh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