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크라이나 7%p 인하, 이집트 2.5%p 인상…美 금리결정 기점될 듯


저유가 현상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불확실성에 휩싸이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올해 들어 주요 45개국 가운데 절반은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나머지는 동결 또는 인상의 길을 걸었다.

3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9월 말까지 주요국 중앙은행 45곳 가운데21곳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18곳은 금리를 동결했고, 6곳은 금리를 인상했다.

이 기간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금리를 변동한 국가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움직임과 내전 이후 경제 회복에 힘쓰고 있는 우크라이나다.

우크라이나의 금리는 15.0%로 올 들어 지금까지 700bp(7%포인트·1bp=0.01%포인트) 내렸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8월부터 기준금리로 채택한 7일짜리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올 들어 5차례에 걸쳐 7.5%에서 5.0%로 250bp 인하했다.

필리핀과 저유가로 경제난에 처한 러시아가 같은 기간 100bp를 인하했다

이외에도 아이슬란드, 뉴질랜드, 호주, 세르비아 등이 50bp를 내렸다.

한국의 경우 지난 6월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한 차례 내리면서 사상 최저 금리를 경신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은행이 올해 4분기까지 기준금리를 현행 1.25%로 유지하겠지만, 내년 1분기에는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은행 33곳의 2017년 1분기 예상 중간값은 1.00%였으며, 심지어 HSBC는 0.75%를 점쳤다.

한국은행은 3개월째 금리를 동결하고 있지만 앞서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번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며 추가 인하가능성을 열어놓은 바 있다.

반면에 이집트, 콜롬비아, 멕시코, 남아공 등 신흥국은 올 들어 금리를 인상했다.

이집트는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예치금리를 250bp 인상해 11.75%까지 올렸다.

콜롬비아와 멕시코, 스리랑카는 각각 200bp, 150bp, 100bp 인상했다.

금리를 조정하지 않고 현행 수준을 유지한 국가도 많았다.

캐나다와 스위스, 덴마크,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등 13개국은 금리를 올해 단 한 차례도 올리거나 내리지 않았다.

특히 미국이 현재까지 연방금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해 12월 9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후 2016년 안에 약 네 차례에 걸쳐 추가인상을 할 수 있다고 시사했지만, 막상 9월 말 현재까지는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0.25∼0.50%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올해 12월에는 적어도 한 번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1일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38.3%, 인상 가능성을 61.6%로 내다봤다.

또 투자은행 71곳은 미국 연방기금 목표금리 상한선이 내년 2분기면 1.00%까지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도쿄 미쓰비시 UFJ 은행은 당장 올해 4분기에 연방기금 금리가 1.00%로 인상되리라 전망했다.

미국이 올 12월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이는 전 세계 중앙은행의 행보에도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미국 금리 인상 직후에도 중동과 중남미 신흥국을 중심으로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 이어졌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후 단 하루 만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바레인은 기준금리를 25bp 올렸고, 멕시코와 홍콩도 인상에 나섰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글로벌 투자자금이 미국으로 몰리는 현상 때문에 각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자본 붙잡기에 나선 것이다.

당시 필리핀과 노르웨이, 우크라이나는 금리를 동결하며 관망세를 보이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