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대피 문자 받고도
도교육청 상황 전파 안해
시민단체, 교육당국 규탄
"안전 불감증 무서운 현실"

경북 경주에서 연일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에도 경기도내 상당수의 학교들이 야간자율학습(야자)을 강행한 것으로 밝혀져 학교현장의 안전불감증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26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고등학교 야간자율학습 운영현황(2016년 2분기 기준)에서 도내 공·사립학교 470곳에서 고등학교 1~3학년 재학생 43만6307명이 야자에 참여하고 있다.

이중 주4~5회 야자를 참여하는 지속 참여 학생의 경우 주4회 참여 학생은 4만1062명, 주 5회 참여학생은 4만766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속 참여 학생의 참여율은 전체 20.3%다.

도교육청은 12일 경주 대규모 지진발생 당시 기상청이 발송한 '지진피해 대피' 경고 문자를 보고도 학교에 상황전파를 하지 않아 도내 학교현장은 별다른 제약 없이 야자를 실시했다.

본보가 무작위로 수원지역 고등학교의 지진당시 야자 수업 진행사실을 확인한 결과 수원 A고등학교는 경주 지진 발생 당시 수도권까지 여진 영향이 있었지만 오후 10시에 야자를 모두 마쳤고, 19일 발생한 지진에서는 귀가 조치했다.

인근 B고등학교의 경우 12일, 19일 등 지진 발생으로 여진 우려가 있음에도 야자를 강행했다. 현재까지 이들 학교들은 지진 위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야자를 이어오고 있다.

수원 YMCA 한 관계자는 "5도 이상의 지진 발생 이후 규모 있는 여진이 계속되고 있지만 학생들은 일상적으로 야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도교육청은 21일 지진으로 인한 학생 및 국민 불안이 가중되고, 학교 현장에서 지진 상황에 따른 대비나 상황대처 등이 미흡했던 점을 인정하고 '긴급재난대비 학교현장 행동 매뉴얼'을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경주 지진 발생 당시 학교에서 야자를 강행한 것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교육당국을 규탄하기도 했다.

YMCA 전국연맹은 성명을 통해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학교는 변하지 않았음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는 무서운 현실"이라며 "여전히 학교는 학생들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전혀 없어 보인다"며 "담임교사도 교과담당교사도 없는 '야간자율학습'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별도의 대피방법이 없다"고 고 밝혔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