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 출장수리비 육지 곱절 … 市 지원 부족
어민, 시간·비용 부담 … "정기 서비스 年 4회로"

인천 옹진군 연평도 어민 김모(65)씨는 가을철 꽃게 조업이 시작됐지만 며칠 째 출항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달 중순쯤 갑자기 9.77t 어선이 원인 모를 이유로 인해 고장이 난 뒤 바다만 바라보고 있는 형편이다.

어선 정비를 위해 육지로 나갈 경우 기본 3박4일이 소요돼 그 시간만큼 조업을 하지 못한다. 또는 정비사가 섬으로 들어와 수리를 하면 출장비와 숙식비 등이 포함돼 수리비가 육지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김씨는 "엔진을 고치는 데 30만원이 드는데 출장비만 50만원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라며 "어민들도 대부분 나이가 많아 수시로 어선을 정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꽃게 조업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어야 할 어민들 중 일부는 이처럼 어선을 정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해 5도 각 섬에는 어선을 정비할 수 있는 시설 및 인력이 마땅치 않은데다 육지에서 고칠 경우, 비용이 크게 차이가 발생하는 게 주요한 이유다.

어선 노후화로 조업뿐만 아니라 화재나 침몰 등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 높아 어민들은 관련 예산을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5일 인천시 수산사무소에 따르면 해마다 교통 여건이 열악한 도서 어촌 지역을 찾아가 연안어선을 대상으로 선박과 어업용 기자재를 무상으로 점검하고, 수리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수리비는 7만원 내에서 지원이 되지만 초과 금액은 어민들이 부담해야 한다. 서해 5도를 중심으로 자월·덕적·볼음·석모도 등이 해당된다. 예산 국비 9000만원이 쓰인다.

하지만 연간 2회씩 운영되고 있어 어민들은 정기적으로 어선을 정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통 봄·가을 조업철 직전에 정비를 받지만 본격적으로 조업이 시작되면 엔진 고장이나 부품 등의 마모 현상이 잦아진다. 그럼에도 어민들은 시간과 비용 등의 이유로 부품이 크게 마모가 되지 않으면 수리 받을 수 있는 날까지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어민들은 연간 2회씩 실시하던 서비스를 매년 4·6·9·12월 등 4회로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손시형 시 수산관리소장은 "어선 수리 서비스는 출장비와 숙식비 등에 부담을 느끼는 어민들에게 특히 반응이 좋다"며 "올해 말 해양수산부에 예산을 확대해달라고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