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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피아 의혹' 인천교통공사 퇴직자 어디로 갔나 보니...

역사관리 11곳 퇴직자가 독식 … 입사 대가로 일감 줬다

2016년 09월 26일 00:05 월요일

인천일보는 인천교통공사 퇴직자 재취업 현황을 확보해 도급역 계약, 퇴직자 재취업 법인 및 교통공사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재취업 퇴직자 71명 중 상당수가 도급역 용역을 수주했거나, 교통공사와의 계약 관계에 있는 법인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많은 퇴직자가 몰린 도급역 용역은 지난 2008년부터 올해 3월까지 계속 이어졌다.

#퇴직 전 도급역 응모서류 넣었다

도급역 수급인은 퇴직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재취업 통로였다. 지난 10년간 총 20명이 도급역 계약 20건을 따냈다. 지난 2008년 퇴직자들은 임학역과 동춘역 계약을 모두 받아간다. 이례적으로 지난 2011년에는 갈산·부평시장·선학·동막역 등 4곳 가운데 1곳만 퇴직자가 차지했고, 그 이후부터 이뤄진 계약 17건은 모두 퇴직자가 가져갔다. 현재 도급역 11곳은 모두 퇴직자가 관리하고 있다.

퇴직자들은 퇴직 후 평균 1.85개월만에 도급역 수급인으로 재취업했다. 이마저도 23개월만에 재취업한 사례 1건을 제외하면 평균 0.73개월로 급격하게 낮아진다. 대부분 퇴직과 동시에 도급역 관리인 자리에 앉은 셈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퇴직 전부터 수급인 모집공고에 응모한 것으로 추정된다.

교통공사의 전신인 인천메트로는 지난 2008년 1월21일부터 25일까지 도급역 수급인 지원서를 접수받았다.

여기에 응모한 퇴직자 A씨와 B씨는 같은해 2월 퇴직했다고 기록돼 있다. 2011년 1월 공고도 마찬가지다. C씨는 같은해 1월12일부터 14일 서류를 접수한다. C씨가 교통공사를 그만둔 시점은 같은해 2월이었다. 마찬가지로 2012년 3월 퇴직한 D·E씨는 2월27일부터 3월2일까지 서류를 접수한 뒤 용역을 따냈다. 분석 결과 20명 중 퇴직 전 서류부터 접수한 퇴직자는 18명에 달했다.

이 밖에도 교통공사는 도급역 수급인 모집 과정에서 사실상 임직원만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자격을 제한하기도 했다. 지난 2008년 수급인을 모집하며 '우리공사에서 5년 이상 재직한 임·직원'이라는 조건을 달았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퇴직자들이 사실상 도급역을 독점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데에는 내부 정보 활용이나 교통공사 차원의 '밀어주기'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공직자윤리법 제2조2항 이해충돌 방지 의무에 따르면 퇴직공직자는 공적한 직무 수행을 방해하거나, 공직자가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해선 안된다.

#퇴직자 취업하고 '용역 수주'


몇몇 회사는 퇴직자를 고용한 뒤 곧바로 교통공사로부터 용역을 수주했다.

지난 2012년 3월 F사에는 교통공사 퇴직자 3명이 퇴직 직후 입사했다. 각각 대표 1명, 이사 2명이다. F사는 3개월 뒤인 지난 2012년 6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인천교통공사로부터 전동차 중정비 용역을 수주한다. 퇴직자들이 입사하자마자 용역을 따낸 셈이다. 당시 용역 금액은 22억2400만원에 달한다.

퇴직자가 들어가자마자 용역을 따낸 회사는 또 있었다. 전동차 경정비 용역 계약을 체결한 G사가 해당된다. 이 회사에는 대표 1명과 이사 1명이 2012년 3월 교통공사 퇴직과 함께 취업한다. G사도 퇴직자 입사 직후 2012년 6월부터 2014년 5월까지 이어지는 22억7600만원짜리 계약을 교통공사와 체결했다.

이 밖에도 승강장 안전문 유지관리 용역 계약을 체결한 H사, 인천터미널 업무용역에도 교통공사 퇴직자가 참여하고 있었다.

#교통공사는 "문제없다"

교통공사는 '신분 검증' 때문에 교통공사 직원에게 도급역사를 맡겼다고 설명한다. 과거 한국철도공사 출신에게 도급역을 맡겼다가 개인 채무 문제로 물의를 일으켰던 사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1999년 처음 도급역사를 도입했다가 문제가 발생해서 공사 직원 중 퇴임 앞둔 분들을 대상으로 모집했었다"며 "2011년부터는 10년 이상 경력자에게도 개방했다"고 설명했다. 개방 이후에도 퇴직자 독식이 이어진 까닭에 대해서는 "명예퇴직과 임금피크제가 겹쳐 내부 사정에 따라 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퇴직자 재취업 회사가 정비용역을 수주한 것에 대해서는 "지적받은 점이 있어서 현재는 모두 직영으로 운영 중에 있다"고 했다.

이번 조사에 협력한 윤관석 의원은 "아웃소싱을 통한 도급역 관리는 안정성이 떨어지는데다 수급인의 임금까지 보장하면서 비용을 더 소요하는 문제가 있다"며 "퇴직자 취업 후 용역을 수주한 사례가 다수 나타나는 것을 보면 서울에 이어 인천에서도 철피아가 암약하는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할만 하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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