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롭고 아름다운 그림책 … 상상력 자극
▲ <달이 좋아요>
나명남
창비
44쪽, 1만2000원

한가위가 지났지만 그 여운은 휘영청 밝은 달빛에 그대로 남았다.

새책 <달이 좋아요>(창비·44쪽)는 깊은 밤, 아기 부엉이가 떠난 신비로운 달 여행을 그린 책이다.

'달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달은 왜 모양이 변할까?' '달빛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이 책은 달에 관한 오랜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작가의 따스한 상상력과 서정적인 필치로 달의 세계를 아름답게 그려냈다.

어느 날 밤, 달을 무척 좋아하는 아기 부엉이에게 하늘에서 두둥실 노란 조각이 내려온다. 아기 부엉이는 그 조각을 만지자 머나먼 달까지 날아간다. 달에서 만난 것은 그 곳에서 사는 토끼들이다.

나명남 작가는 달에 토끼가 살고 있다는 우리에게 친숙한 이야기에, 어두운 밤을 환하게 밝히는 달의 비밀과 달 토끼 캐릭터를 새롭게 창조하여 신비로운 달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이 책은 아기 부엉이의 여행을 통해 아름다운 달의 모습이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세밀한 연필 선으로 묘사한 흑백의 배경 위에 노란 색감으로 달을 채색해 독자가 달에 시선을 두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드넓은 달의 공간을 다양한 각도로 보여 주며 아기 부엉이와 달 토끼들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표현한 장면들은 눈여겨볼 만하다. 아기 부엉이와 달 토끼들이 별을 모아서 물감을 만들고 색칠을 하며 보름달을 완성하기까지 원경과 근경, 컷 분할을 알맞게 활용해 점점 고조되는 이야기의 흐름을 리듬감 있게 살렸다.

그림 배경 곳곳에 배치한 세밀한 장치와 설정들은 이야기 속 이야기를 상상하며 그림책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달 나팔에서 나와 하늘을 수놓은 노란 조각들, 보름달을 만들 재료가 모두 담긴 달 토끼의 비밀 수레, 달 토끼 이마에 새겨진 달 모양 등은 독자의 상상을 자극하고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작가가 공들여 배치한 것들이다. 1만2000원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