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민선 6기 후반기 역점 과제로 내세운 '인천 교통주권 시대'는 반드시 실현돼야 할 바람직한 정책이다. 문제는 인천 중심의 교통주권을 어떤 방법과 경로를 통해 현실화시켜 낼 것인가 하는 구체적 실행력에 달려 있다.

이런 점에서 우려되는 대목이 한두 개가 아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직접 발표한 인천 중심 교통주권 정책의 핵심은 서울 위주로 짜여진 교통망을, 인천에서 편리하게 전국을 사통팔달 오갈 수 있는 교통망 체제로 개편해 나간다는 내용이다. 14개의 인천 중심 교통망 구축 방향을 보면 인천에서 전국으로 연결되는 철도망 구축, 서울~수도권 이동 개선, 인천 내부를 잇는 교통망 마련으로 요약된다.

인천발 KTX의 경우 목표대로 2020년 개통이 된다면 인천에서 대전까지는 1시간, 부산까지는 2시간 40분에 이동할 수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출발해 서울 청량리까지 달리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는 2023년 정상 개통될 경우 현재 1시간 20분 걸리는 송도~서울 구간을 20분대에 주파할 수 있다.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구간(인천 기점~서인천 나들목 10.45㎞)의 관리권을 정부로부터 넘겨받아 일반도로로 전환하는 사업은 현재 추진되고 있다. 도화 나들목~문학 나들목 구간을 지하도로로 잇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경인고속도로 주변 개발과 연계해 도로 노면과 레일 면을 동일하게 조성해 자동차와 철도를 동시에 달리게 하는 노면전차 건설방안도 구체화하고 있다. 이런 구상들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국제공항과 국제항만을 갖추고도 인천 중심의 전국 연결망이 태부족해 지역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천으로선 새로운 도약을 꿈꿀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막대한 사업비 조달, 그리고 정부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은 넘어야 할 산이다. 인천발 KTX 건설의 경우 사업비가 당초 인천시 요구보다 대폭 축소돼 차질이 우려되고 있음이 하나의 사례다. 인천시가 정부와 충분한 교감 없이 장밋빛 청사진만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인천시는 인천 중심 교통주권 계획 대부분이 밑그림만 그려 놓은 '구상' 수준이라는 여론을 상기하면서 보다 진지하게 실현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