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전 수송버스 운전자 음주 측정 의뢰 늘어
"일정·시간대 몰려 업무 가중" … 협조요청 전달

수학여행 출발전 학교측이 학생 수송버스 운전자에 대한 음주측정을 지방경찰청 또는 관할경찰서에 의뢰하는 사례가 늘어 경찰이 고민에 빠졌다.

교육부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수학여행과 수련활동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 방침에 따라 현장학습이나 수학여행에 나서기 전 해당 학교는 지방경찰청 또는 관할경찰서 교통안전부에 수송버스 운전자에 대한 음주측정을 요청하도록 했다.

각급 학교는 버스를 대절해 현장학습이나 수학여행에 나서기 전에 관할 경찰서에 운전자에 대한 음주여부를 감지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일산경찰서의 경우 지난해 10월 관내 94개 학교에 296회 출동해 음주 감식을 했다. 하루에 약 10회 꼴로, 주말을 제외하면 출동횟수는 더욱 늘어난다. 올해 5월에는 194회, 6월에는 160회나 출동했다.

116개 초중고를 담당하는 인근 파주경찰서도 사정은 비슷했다. 지난해 10월 200회, 올해 5월 250회, 6월 180회 음주감지를 진행했다.

이들 경찰서는 다음 달 초·중순부터 현장학습과 수학여행 시즌으로 월평균 200여건의 음주감지 요청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각급 학교의 이런 요청이 특정 시기, 특정 시간에 몰리면서 인력 수급에 문제가 생기고 시간까지 제때 못 맞출 수 있는 상황에 맞기도 한다게 경찰측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29일 "그동안 일부 학교에서 현장학습 차량의 변경된 출발 시각을 알려주지 않아 경찰관이 오랜 시간 기다리다 다른 학교 음주감지에 늦어지는 사례가 있었다"면서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현장 출동 후 학교로 이동해 학생들의 여행시간이 미뤄지거나 감지를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일산경찰서는 최근 지역 94개 초중고교에 현장학습차량 운전자 음주감지 관련 협조 요청을 했다.

'협조내용'에는 학교별로 음주감지기 구비, 경찰관이 현장에 나가지 못할 때 자체감지 후 이상이 있으면 경찰에 통보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 관계자는 "한정된 인원으로 현장학습과 수학여행 시즌 때 각급 학교에서 일정이 중복되고 몰리니 협조를 바란다는 내용을 보낸 것"이라며 "경찰 본연의 업무가 가중되는 가운데 아침 시간대 음주감지 건이 몰려 부득이하게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김은섭·고양=이종훈 기자 j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