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민병대·인권단체 "터키군, 자라블루스 인근 기지 공습"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척결한다며 시리아로 넘어가 군사작전을 펼친 터키군이 쿠르드계 주둔지에 이틀째 공격을 퍼부었다.

쿠르드계가 이끄는 자라블루스 군사위원회는 27일 터키군이 자라블루스 인근의 기지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기지는 전날에도 터키군의 포격을 받았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시리아인권관측소도 터키군이 자라블루스 인근 쿠르드 기지를 폭격했다고 확인했다.

터키정부는 앞서 지난 24일, 터키군과 IS 격퇴 국제동맹군 공군이 시리아 알레포주(州) 자라블루스 구역에서 테러조직 다에시(IS의 아랍어 약칭)를 몰아내는 군사작전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같은 날 한 연설에서 "시리아 북부에서 국가를 위협하는 다에시와 민주동맹당(PYD, 시리아 쿠르드 정치세력) 테러조직에 대항한 군사작전을 시작했다"고 말해, 이번 군사작전이 IS뿐만 아니라 쿠르드계까지 겨냥한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터키군과 친(親)터키 반군은 작전 돌입 약 12시간 만에 자라블루스를 탈환했다. 터키군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쿠르드계 기지를 본격 공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방의 IS 격퇴전에서 지상군 역할을 하는 쿠르드 민병대는 이달 초 시리아 북부 만비즈를 탈환한 후 자라블루스 방면으로 서진(西進) 의지를 드러냈다.

터키는 쿠르드계 병력이 유프라테스강 서쪽으로 넘어오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줄곧 밝혔다.

터키는 이달 초 쿠르드·아랍계로 구성된 시리아민주군(SDF)이 만비즈를 탈환하자마자 미국을 향해 "만비즈에서 IS를 몰아내면 쿠르드계 병력을 유프라테스 서쪽에서 빼내기로 한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했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지난 24일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 만난 후 기자회견에서 "터키는 시리아에서 쿠르드계의 독립 시도를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리아의 영토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27일 시리아 알레포 동부에서 시리아군 소속으로 추정되는 헬기의 폭격으로 어린이 11명을 포함 민간인 1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조문객이 모여 있는 천막 주변에 첫번째 폭탄이 떨어졌으며, 이후 구급차가 도착하고 사람들이 모여들자 두번째 폭탄공격이 이어져 인명피해가 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