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계지역에 건설 계획 … 2003년 반대서명·민원 무시

서울시 은평구가 고양시 경계지역에 재활용쓰레기 처리시설을 건설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고양시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25일 고양시 등에 따르면 은평구는 재활용쓰레기 처리를 위해 은평뉴타운 도시개발사업 부지내 은평구 진관동 76-20번지에 처리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시설이 조성되면 마포구와 서대문구에서 발생하는 재활용 쓰레기도 이곳에서 같이 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평구는 이와 관련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곳은 고양시 삼송택지개발지구 2만3729세대와 2018년부터 입주계획인 지축지구 8685세대 10만여명이 거주하게 될 지역에서 불과 50~200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에 대해 고양시는 서울시가 애초 2000년 8월 폐기물처리시설 입지를 선정할 때부터 고양시와 협의해야 했지만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2003년 은평뉴타운 도시개발사업 부지내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계획때도 주민들의 반대서명과 민원에 대한 서한문을 발송하는 등 강력히 반대했지만 서울시가 이를 무시하고 최근 3개 구에서 배출되는 재활용쓰레기를 광역으로 처리할 계획을 수립했다고 지적했다.

고양시는 이 시설이 들어설 경우 직접적으로는 소음과 악취 피해는 물론 서울시 3개 구에서 폐기물을 실어 나르는 차량으로 인한 주거지역 대기 질 오염과 국도 1호선 혼잡으로 인한 주민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지역 주민들도 서울시와 은평구가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경우 시민 협의체를 구성해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현재도 서울시가 설치·운영 중인 난지물재생센터와 시립묘지 승화원 등 기피시설로 인해 지역 주민이 큰 피해를 받는 상태"라며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반대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고양=이종훈 기자 j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