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시간 교전끝에 테러범 2명도 사살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아메리칸대학이 무장괴한의 공격을 받아 학생 등 12명이 살해되고 40여명이 부상했다.

25일(현지시간) 아프간 카마 프레스와 dpa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께 총을 든 무장괴한 2명이 아메리칸대학 캠퍼스에 들어와 총격전을 벌였다.

경찰은 10여시간 교전 끝에 25일 오전 학교를 공격한 괴한 2명을 모두 사살했다고 카불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하지만 그사이 학생 7명, 경찰관 3명, 경비원 2명이 괴한의 공격을 받아 사망했으며 학생 35명을 포함해 모두 44명이 부상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부상자 가운데는 총격을 피해 건물에서 뛰어내리다 다리를 다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상자 가운데 외국인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학생이자 AP통신 사진기자인 마수드 호사이니는 "교실에 학생 15명과 함께 있었는데 캠퍼스 내 남쪽에서 폭발음이 울렸다"면서 "교실 밖을 보니 옷을 정상적으로 차려입은 사람이 서 있었는데 곧바로 나를 향해 총을 쏴 교실 유리창이 깨졌다"고 공격 시작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호사이니는 또 "총격에 이어 최소 2발의 수류탄이 교실로 날아들어 급우 몇 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이 학교 학생이자 언론인 아흐마드 무크타르는 자신의 트위터에 "아메리칸대학이 공격을 받고 있다. 나는 친구들과 탈출했는데 몇몇 다른 친구들과 교수들은 안에갇혔다"고 글을 올려 긴박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공격 시작 당시 교내에는 학생 등 70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메리칸 대학은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자금 지원을 받아 2006년 문을 열었으며 현재 학생 1천700여 명 이상이 등록돼 있다.

앞서 이달 7일에는 이 대학에 근무하는 미국인과 호주인 교수 2명이 아프간 경찰관 제복을 입은 괴한에 납치된 바 있다. 당국은 아직 이들의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나타나지 않았다. 일부 언론은 아프간정부와 미군 등을 상대로 15년째 내전을 벌이고 있는 탈레반의 소행을 의심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번 테러를 강력히 규탄했다.

엘리자베스 트뤼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총격은 아프간의 미래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