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계절에 만나요'를 부르던 그 이제는 인천 노래를 찾아 나선다


'슬픈 계절에 만나요', '잊지는 말아야지', '하얀 면사포' 등 수많은 노래를 히트시킨 7080세대의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 감성보컬 가수 백영규가 인천을 대표할 노래 발굴에 나섰다.

17일 신포시장의 숨은 명소 정식당에서 인천막걸리 소성주를 곁들여 백영규의 삶과 노래를 들어봤다.

인천의 노래 추진단이 지난 4월 발족했다. 인천 가치재창조 사업의 일환으로 인천의 노래 선정에 나선 것이다.

추진단은 총 11명. 중심에는 인천을 대표하고 노래를 업(業)으로 삼고 있는 백영규씨가 있다.

수많은 노래를 히트시킨 가수 백영규, 가수 출신으로 첫 음반작업에 나섰던 제작자 백영규, 인천으로 돌아와서는 인천을 테마로 한 작사·작곡가 백영규, 현재는 경인방송에서 '백영규의 가고 싶은 마을'을 진행하는 DJ 백영규, 바로 그 백영규가 맞다.

백영규씨는 "인천과 관련한 노래들, 뭐 있는지 알아요? 라고 물어보면 연안부두? 라는 대답이 튀어 나옵니다. 잘 모르는거죠. 그런데, 정말 많더라구요, 대중음악을 업으로 하고 있는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고 말했다.

 

 

 

 


인천의 노래 추진단이 그간 인천을 제목이나 노랫말에 노출된 가요만 190여개에 이른다.

인천이 고향인 백씨가 인천을 주제로 한 노래에 관심을 갖는 건 어쩌면 당연했다. 부평서초교를 거쳐 동산중·고교를 졸업했다. 그의 노랫말에는 교복세대, 아놀로그세대, 7080세대 등 당시 젊은 층들이 즐겨 찾던 지역과 장소가 담겨있다.

한때 인천의 명동이었던 중구 일대를 그린 '추억의 신포동'은 감성이 풍부하게 묻어 난다.
2007년에 만든 이 노래에 추억을 담고 싶었다. 당시 백씨가 진행하던 방송프로그램 코너였던 '추억의 신포동'의 시그널송으로 시작했다.

백씨는 "사실 인천의 명동이라고 부르기에는, 아무튼 신포동은 명동과도 다르고 대학가와도 다른, 역사와 추억이 깃들여진 곳이죠"라며 "방송을 통해 노래를 듣고 노래에 등장하는 인천에 관광왔던 청취자께서 제가 진행하는 방송으로 문자를 보내와 깜짝 놀랐습니다. 방송과 노래의 힘을 새삼 느꼈구요, 아~이래서 고향에서 활동하는구나라는 보람도 느꼈죠"라고 말했다.

보람이 있으니까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노래 '추억의 신포동(1)'에는 인천 출신 레슬링 선수로 우리나라 최초 금메달리스트 장창선씨를 비롯해 신포시장과 자유공원, 학창시절 친구들과 자주 찾던 곳을 담았다.

지난해에는 '추억의 신포동(2)'를 만들었다. "음악을 하는 입장에서 가사도 조금 바꾸고 누구나 따라 부르기 쉽도록 경쾌하게 만들었어요. 다시 유행하는 디스코풍으로요."

그는 현재 경인방송(90.7MHZ) 프로그램 진행자로 방송을 통해 인천 구석구석의 숨은 역사와 인천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알리면서 인천이 고향인 사람들에게 추억어린 향수와 함께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다.

2011년도 인천의 역사에 감성을 담은 노래를 발표했다. 바로 '인천의 성냥공장 아가씨'다.

"인천은 지리적으로 개방과 연결됩니다. 개항시기 선진문물을 받아 들였던 공간이었고, 한국전쟁때는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를 뒤집었던 곳이지요. 1917년 송림동에 우리나라 최초의 성냥공장이 일본인에 세워졌을 대 당시 여공들의 애환을 담은 노래를 담고 싶었죠."

인천출신 유정복 인천시장이 취임하면서부터는 인천가치재창조가 시정방향이 됐다. 당연하게도 인천의 문화를 찾게 됐고 인천의 노래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백씨가 추진단에 합류하면서 매주 목요일 방송을 통해 인천노래 발굴에 나서고 있다.

연안부두(김트리오), 이별의 인천항(박경원), 눈물의 연평도(최숙자), 추억의 신포동(아라), 소래포구(손현숙), 수도국산(플라스틱 피플), 인천대공원(UV), 석모도에 노을이 지면(김수곤), 수인선 협궤열차(김국환) 등 인천을 담은 노래가 전파를 타고 시민들의 가슴에 파고 들었다.

추억의 신포동 보급에는 중구청도 나섰다.

인천정서의 마음의 고향인 중구청은 신포시장 등 신포동 일대 방송시설을 활용해 추억의 신포동 음반을 트는 등 노래를 활용한 관광사업에 뛰어 들었다.

백영규는 1952년 인천에서 태어나 부평서초교를 거쳐 동산중·고교를 졸업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태리어과를 졸업한 뒤 1978년 순이 생각으로 데뷔했다.

7080세대를 대표하는 히트작에 '추억의 신포동' 1·2, '인천의 성냥공장 아가씨' 등 인천을 배경으로 한 노래를 만들고 불렀다.

1983년 가수 출신 첫 제작자로 나서 박정수 2집, 소리창조 2집 등을 기획, 제작했다. 이수만, 박진영 등 가수출신 기획사의 원조다. 현재 경인방송에서 DJ를 맡고 있다.


/글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사진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