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시 단원고 '기억교실'이전이 본격 시작된 11일 오전 한 희생 학생 어머니가 딸의 유품을 정리 하던 중 오열하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이렇게는 못 보내. 안 치우면 안 되나요?"

단원고 유가족들은 20~21일 기억교실 이전을 앞두고 자녀들이 남긴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11일 학교를 찾았다.

단원고 2학년 '기억교실(존치교실)'을 찾은 유가족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못지켜줘서 미안하다"며 눈물을 쏟았다.

교실에 도착한 유족들은 책상 위에 놓인 아들과 딸의 사진이 담긴 액자, 음료수, 과자, 꽃다발을 보며 "이게 다 뭐야, 소용없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그렇게 살려달라고 불렀을 텐데…"라며 의자에 얼굴을 묻고 통곡했다.

오열이 가득한 교실에서 유가족은 서로 부둥켜안고 슬픔을 나누며 위로하기도 했다.

유족들은 이날부터 사흘간 별이 된 아들·딸의 추억과 흔적이 남아 있는 유품들을 자녀 이름이 적힌 보존상자에 옮겨 담는 식으로 교실을 정리한다.

이날 유품 정리작업은 2반과 8반 2개 반에서 이뤄졌다. 유가족 유품 정리작업은 13일까지 반별로 정해진 날짜에 진행된다.

김종천 416 기억저장소 사무국장은 "옮겨진 유품들이 상자 안에서 다른 화학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온도와 습도 영향을 덜 받게 제작된 기록관리용 상자를 유품 보존 상자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부터 사흘간 유가족 유품 정리 일정을 짰는데 일찍 와서 정리하신 분도 있고 13일까지 편한 시간에 오셔서 정리하면 된다"고 했다.

지난 8일부터 시작된 4·16 가족협의회, 4·16 기억저장소, 자원봉사자들의 기억교실 기록물 정리작업은 이날도 계속 이뤄졌다.

15∼18일 책상과 의자 등 포장작업을 마지막으로 이전 준비작업이 끝나면 19일 단원고에서 추모행사(기억과 약속의 밤)가 열리고,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으로 이전 작업은 20∼21일 이틀에 걸쳐 이뤄진다.


/안산=안병선 기자 bsa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