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제재 해제에 오히려 줄어…현지 경제부진·금융제재 영향

이란 경제 제재가 해제된지 6개월이 흘렀지만 인천의 이란 수출기업들은 여전히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올 초 이란발 호재를 기대했던 것과 달리 이란 경제부진과 금융제재 등으로 우리 기업들의 시장 확대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

27일 한국무역협회 인천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인천의 대이란 수출은 제재 해제 전보다 오히려 줄었다.

2016년 1~4월 대이란 수출액은 5585만2000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월 -59.2%, 2월 -50.2%, 3월 -29.7%, 4월 -60.4%를 기록한 실정이다.

이란의 유망 수출물품으로 자동차부품과 석유화학제품, 철강제품, ICT관련제품, 가전제품, 산업기계 등이 지목되는 가운데 인천지역의 올 상반기 해당품목의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마이너스대를 기록하고 있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제재 해제로 변화가 감지되긴 하지만 이란 경제가 아직 어려워 인천을 비롯한 국내 수출은 줄었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이란수출기업들은 이란 수출에 대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금융 제재를 꼽고 있다.

수출입대금과 외환 거래 시 달러화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금융 제재는 여전한 셈이다.

이란에 수출을 하고 있는 A사 관계자는 "품목에 대한 제재는 풀렸지만 통화 제재는 유지되고 있어 계약 이행을 못하고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B사 관계자는 "이란의 경제부진으로 큰 계약시 파이낸싱이 필요한데 유로화 제재가 풀리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며 "결국 이란 제재 해제 이후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코트라 테헤란무역관 관계자는 "오랜 저유가 기조로 이란 정부 재정이 현재까지도 충분하지 못한데다, 이란 정부와 민간의 실질 구매력이 예상보다 높지 않아 경제제재 해제의 실질효과를 실감하기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시장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정부 지원정책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무역업계 종사자는 "이란 바이어들은 한국산의 품질은 인정하면서도 가격 경쟁력과 제품 판매 및 사후관리에서 미흡한 점이 많다는 평이 지배적"이라며, "대금 결제 이후 한국 기업의 사후관리가 부실하다는 이유로 거래선 변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지자체와 유관기관이 협심해 이란에 수출하는 지역 기업 실정에 맞는 지원 전략을 마련하고, 수출 기업은 현지 시장 상황과 문화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진출 시도하는 것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나영 기자 creamy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