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17사단 개선 기획 '블라인드 품평회'
업체 3곳서 개발 … 편의점 반찬 섞어 투표
닭강정 등 반응 좋은 메뉴로 8월부터 교체
▲ 27일 인천 부평구 육군 제17보병사단은 예비군에게 맛 좋고 질 좋은 도시락을 제공하기 위한 '예비군 도시락 품평회'를 열었다. 이날 품평회에 참석한 예비군들이 도시락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오늘 낮에 먹은 것 보다 훨씬 나은데?", "역시 지쳤을 땐 고기지."

예비군 도시락에도 이른바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다. 학교급식 부실 논란에 이어 예비군 훈련장 도시락도 형편없다는 여론이 일자, 인천 육군 제17보병사단이 도시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안을 내놨다.

17사단은 예비군 동원훈련에 제공되는 도시락의 품질 평가회를 열었다고 27일 밝혔다.

그동안 예비군 도시락은 '편의점 도시락보다 맛과 질이 떨어진다', '3일 훈련 받는데 메뉴가 똑같다' 등 불만이 쏟아졌다.

급기야 군부대는 도시락 반찬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이날 군 사단장, 예비군 지휘관, 국군복지단 관계자, 취사병, 예비군 등과 도시락 업체 3곳 대표들이 모여 기존 도시락 문제점을 나누고 업체별로 새롭게 개발한 반찬을 시식했다.

군부대는 업체가 준비한 반찬 9개와 편의점 도시락 반찬 3개를 섞어 놓고 참가자들에게 가장 맛이 좋은 반찬을 고르도록 했다.

김치두루치기부터 코다리살 강정, 오리훈제 샐러드, 고추잡채 등이 선보였다. 시식한 예비군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예비군들은 닭 강정 등 고기 종류와 신선한 재료를 쓴 반찬을 선호했다.

예비군 3년차인 오세웅(26)씨는 "매운 반찬도 물을 많이 먹어야 해서 별로였다"며 "오늘 맛 본 닭강정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심석현(24)씨도 "평소 훈련 때 나오는 튀김은 너무 눅눅했고 심지어 반찬도 식어서 나와 손이 가지 않았다"며 "시원한 음료수와 신선한 반찬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가장 반응이 좋았던 반찬은 8월 훈련부터 도시락에 오르게 된다.

강명훈 미추홀 동원부대장은 "훈련으로 지친 예비군들에게 위생적이고 영양가 높은 끼니를 제공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며 "앞으로도 업체와 함께 더 나은 도시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