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한 운수업체의 주먹구구식 정년 제도와 하루 10시간 이상 운전에 견딜 수 없다며 버스 기사들이 단체 행동에 나섰다.

민주버스노조 인천지부는 27일 인천 모 운수업체 사무실 앞에서 퇴직 노동자 복직과 법정 노동시간 준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인천 24개 버스 업체 중 유일하게 이 업체 정년만 55세인 것을 60세로 높이고, 법정 한도를 넘긴 노동시간 문제 해결을 촉구한 것이다.

이날 노조는 "인천 운수업체 대부분 60세 정년을 시행 중인데, 해당 업체만 55세로 정해 6월과 7월 7명의 직원을 해고했다"며 "그러면서도 비슷한 시기 70세에 이르는 직원들을 새로 뽑는 이해할 수 없는 기업 운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타 업체 수준으로 정년을 늘리는 동시에 해고 노동자를 복직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또 살인적인 노동 강도로 기사들 건강은 물론, 승객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 업체에서 일하는 조합원은 "기사 한 명당 4시간에 육박하는 노선을 하루 2번에서 많게는 3번까지 소화하면서 5분, 10분 쉬기도 힘들다"며 "식사는커녕 화장실 가기도 촉박한 배차 시간이다 보니 곡예 운전이나 승강장 통과가 잦아 다른 업체보다 민원도 많다"고 말했다.

해당 지자체에 따르면 8개 운수업체가 위치해 있는 이 지역에서 지난달 접수된 버스 민원은 200여 건이다. 이 가운데 관련 업체 민원은 40건이 넘는다.

지자체 관계자는 "다른 업체보다 노선이 적은데 반해 유독 민원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운수업체 측은 "회사에서 55세 정년을 시행하는 것은 맞지만, 노조에서 언급한 7명은 퇴직이 아니라 계약만료로 회사를 떠난 것"이라며 "버스 운행도 시에서 승인한 배차 계획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