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연 다지음한글구성성명학회 회장 
▲ 예지연 다지음한글구성성명학회 회장 

전남 끝자락에서 찾아 왔다는 부부를 몇년 전에 상담한 적이 있었다."선생님은 사주 대신 이름으로 운명을 가늠해 주신다기에… 책에서 보니 신뢰와 믿음이 가서 먼 길 마다 않고 찾아왔습니다."

믿는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실상은 믿기 때문에 불편을 감수하고 찾아오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인지 그 부부에게 유독 마음이 더 갔다. 마음은 모든 사람의 본질이지만 이런 형태의 마음은 특별한 배려와 함께 믿음이 수반된다. 필자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다 보니 나에 대한 신뢰도가 깊은 사람한테 유독 사랑을 더욱 적극적으로 표현하게 된다.

대개의 경우 사랑을 차지하고픈 건강한 열망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사랑 표현을 나타내곤 한다. 아울러 믿음 못지않게 풍성한 인간관계도 사랑의 표현임을 알아야 한다. 사랑처럼 진실되고 고귀한 것은 없다. 인류애의 사랑, 부부간에 사랑, 사제간의 사랑, 신과 인간과의 사랑, 부모자식간의 사랑 등등 모두가 아름답다. 그런데 전남에서 찾아왔다는 이 부부의 표정은 사랑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어쨌든 남편에 비해 책상머리에 바짝 다가앉는 부인은, 흘깃 쳐다보는 남편이 미운지 가자미눈으로 응수했다. 그런 부인의 표정이 필자한테 들킨 것이 겸연쩍은지 시선을 책갈피로 빠르게 돌렸다. 부부의 그런 모습을 못 본척 뒤로하고, 47년 丁亥생인 남편의 이름 '노두영'의 이름을 풀이해 보았다.

"아직까지 두 분이 해로하신 걸 보니 여사님께서 어지간히 속 좀 끓이셨겠네요." 남편을 빙긋이 쳐다보고 말했다."속 썩인거요? 말도 마세요"하며 부인이 고개를 절레절레 좌우로 흔들었다.

중심명운(이름의 자음첫자)이 2고 또한 중복되어 있으면 이런 경우 만혼으로 결혼이 늦어지거나 이별수를 겪게 된다. 형제 1,2가 중첩되어 있어 사업과는 무관하고 직장생활을 해야 된다. 사주에서 비겁(형제를 나타내는 자기와 동일한 자)이 많으면 군겁쟁재(群劫爭財: 여러 형제들이 재를 탐하여 다투는 형상)가 일어나 재물과는 인연이 없게 된다.

사주 명식을 성명학에 접목시킨 것이 한글구성성명학이다 보니, 어쨌든 파동성명에 근간을 둔 이름에서 불리워지는 소리에너지를 무시할 수 없다. 즉 사주를 적용하다보니 이름과 같은 발현이 나타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1.2가 중첩되면 형제간에 불목(不睦)하고 서로 다투며 헐뜯는 운명 속에 살아간다. 무엇보다 가정을 파괴하는 운이기 때문에 파재는 물론 부부간의 불화 및 재물의 고통이 따른다. 따라서 이러한 배합은 직장생활을 해야 그나마 원만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2의 특성상, 남의 지배를 거부하고 자존심을 앞세우고 투기성이 발동하게 된다. 결국 사업을 고집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가정의 비극은 불을 보듯 뻔하다.

즉 일확천금의 꿈을 버리지 못해 아무리 말려도 사업을 고수하게 된다. 필자의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한숨 섞인 부인의 한탄 소리가 귓가를 한동안 맴돌았다. 그러니 이들 부부에게 사랑이란 표현이 무색할 만큼 가자미눈이 될 수밖에 없다. 그나마 헤어지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온 것만도 대단한 일이다.

"개명하면 되겠습니까?"남편의 질문 속에 담긴 의미를 알기에 속으로 아연질색했다. 70대를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의 뜻을 저버리지 못하는 그를 바라보면서, 이름에서 발현되는 1.2의 특성에 또 한 번 놀랬다. /예지연 다지음한글구성성명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