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흥구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
▲ 황흥구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


송도 아파트 단지를 개발해 얻은 이익금으로 지어 기부하겠다는 아트센터 공연장이 언제 준공될지 계속 연기되고 있다. 착공한지 벌써 7년째다.

지난 20일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에서는 준공을 앞둔 아트센터 공연장의 공사현장을 방문했다. 지휘자의 손가락을 콘셉트로 설계되었다고 하는 공연장은 인천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래전 보았던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는 해안경관을 배경으로 세 개의 '조가비' 모양의 둥근 천장이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관광자원이 되고 있다. 싱가포르의 유명한 '에스플러네이드(Esplanade)'공연장은 열대과일인 두리안과 모습이 비슷해 '더 두리안(The Durian)'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공연장 내부로 들어가니 마침 콘서트홀 완공을 앞두고 시공사인 포스코 건설 관계자들이 최종 시설점검을 하고 있었다. 콘서트홀은 3만7885㎡(1만1460평)에 높이 43m, 7층 건물로 객석 수는 1727석으로 국내 최대이며 세계수준의 음향설계로 지어진다고 한다. 음향, 조명시설 등은 보고 들을 수는 없었지만 무대, 객석, 다목적홀, 사무실, 분장실 등을 둘러보고 솔직히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우선 무대를 살펴보면 세로 깊이가 13m로 구월동 '종합문화예술회관'의 무대보다도 4m가량이 좁을뿐더러 오케스트라 피트(Pit)가 없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전용 콘서트홀이라 없다고 하는데 세계 유명 공연장은 무대전체가 피트에서 막 바로 올라오는 것도 있는데, 없다고 하는 것은 작은 오페라인 갈라 콘서트도 콘서트홀에서 연주하지 말란 말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 아트센터 콘서트홀 내부.

객석 의자는 쾌적하고 안락한 공연감상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이다. 특히 클래식 음악감상을 위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렇기 때문에 구월동 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도 2009년도에 120억원의 예산으로 대폭 무대시설과 함께 객석의자를 교체했었다.

1524석이던 좌석을 무려 192석이나 줄여 1332석으로 좌석크기를 넓힌 바 있다. 아트센터는 종합문화예술회관 공연장과 비교하면 의자의 가로 폭이 평균 3㎝ 정도 좁고 의자의 높이는 평균 11㎝ 정도 짧아 어깨에 걸치는 형국이다. 최소한 목 위까지는 올라와야 편안한 자세로 관람할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앞좌석과의 여유 공간이 없어 교행에도 큰 불편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1만1500평 규모에 2600여억원을 들여 대형 콘서트홀을 지으면서 이용률이 높은 소공연장하나 없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7층에 다목적홀이 있기는 한데 간이무대로 고정된 의자가 없어 행사 때마다 의자를 옮겨 날라야 하니, 도대체 국내 최대 공연장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무대와 객석을 쾌적하고 여유 있는 공간으로 교체하고 다목적홀을 소공연장으로 바꿔야 한다.

아무리 시행사가 공사를 맡아 기부채납하는 건물이라고 하지만 인천시가 받을 개발이익금으로 건립하는 것이다. 송도에 아파트를 신축해 준공된 지도 1년이 되고 있다. 아파트 개발이익금은 얼마인지 아직 실사도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서 콘서트홀 준공부터 서두르는 것은 그 건립비용에 개발이익금을 꿰맞추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들지 않을 수 없다.

시는 준공을 앞둔 이 시점에서 개발이익금부터 실사를 서두르고 해당전문가로 하여금 자문단을 구성해 문제점을 파악해 제대로 된 아트센터 공연장을 인수받아야 할 것이다. 만일 부실 투성이의 공연장을 인수받는다면 가뜩이나 재정난에 허덕이는 시로서는 그 빚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황흥구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