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민원 빼곡빼곡 '메모 달인'
"정치는 신뢰 … 민심 무서워해야"


道북부 분도 여건 갖춰져
통일시대 위해 발전 필요

불이익 받는 미군 종사자
道 국회의원 관심 가져야


'온고지신'이라는 말이 있다. 옛 것을 익히고 그 것을 미루어서 새 것을 알게된다는 뜻이다.

경기도의회에서 만난 박형덕(새누리·동두천2·사진)의원은 온고지신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사람 중 하나였다.

항상 무엇이든지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그는 인터뷰 당일에도 A4종이 한 장에 하루동안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가득 담아서 가지고 왔다.

A4종이 앞뒤에는 흰 여백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조그만 글씨가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다. 박형덕 의원의 메모 습관은 시민들의 이야기를 한 마디라도 잊지 않기 위해서 시작됐다.

작은 소리라도 잊지 않고 오래 기억하기 위해 메모지를 마음속에 품고 다니는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형덕 의원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처음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 정당생활은 1987년부터 시작했을 정도로 오래했지만 기초의원을 2번 했다. 정치 입문은 1991년도 지방자치제도가 처음 시행됐을 때 지역에서 선대 본부장을 두 번 맡아서 국회 의원을 두 번 당선 시킨 경험이 있다. 2006년도에 기초의원으로 출마해서 후반기 부의장을 지냈고 2010년도에는 당대표와 후반기 의장을 지냈다. 정치는 곧 생활처럼 항상 같이 지내왔다.

기초의원과 도의원의 차이는.

- 기초의회는 말 그대로 생활정치다. 주로 다루는게 생활민원이다. 그런데 도의회는 국회와 기초의회의 중간 입장에서 양쪽을 연결하는 매개체이기 때문에 정치적 성향이 강하다. 기초의회가 시민들과의 대화에 집중한다면 도의회는 보다 큰 시각으로 쟁점 사항을 다뤄야 한다.

도민들의 생활에 질을 높이는 정책을 제안해야 하고 반드시 예산이 수반돼야 한다. 쉽게말해 기초의회는 시민들의 아픈 사연을 직접듣고 해결한다면 도의회는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개개인 보다는 모두를 위한 정책을 선택해야 한다.

경기도를 분도해야한다고 생각하나.

-경기북부 주민들이나 의원들이 분도를 주장하는 이유가 이미 북부에는 경기도청이나 경기북부지방청과 같은 2청들이 다 와있다. 사실상 경기북부는 분도를 할 준비가 다되있는 셈이다. 경기북도를 분도하면 인구수를 따졌을 때 전국에서 4위권 안에 들어가는 큰 광역지자체가 됨에도 경기남부에 밀려 역차별을 많이 당한다.

도로나 시설과 같은 기반 인프라가 다 남부에 있다보니 북부에 대한 예산배분이 적다. 경기도의 발전을 위해서도 언젠가는 분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통일을 준비하는 의미에서도 북부에 개발을 진행해야 한다. 결국 북부 발전이 미뤄지는 것은 320만 도민이 지속적인 불편을 겪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가장 힘든 점이 뭔가.

-도의원들은 아무래도 자기 지역에 대한 발전을 우선시 할 수 밖에 없다. 이렇다보니 괴리감이 생겨 합의가 잘 되지 않는 부분들을 생기는데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 목적이 있으면 함께 가야하는데 당리당략이 우선시 되는것 같아 회의감을 느낄 때가 있다.

정치는 협상과 협의인데 이런 부분들마저 안지켜지는 게 슬픈 현실이다. 개인적으로는 왕복 4~5시간의 먼거리를 와서 제대로 도의원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갈 때 스스로 반성을 많이 하게 된다.

정치인으로서의 신념은.

- 사회나 정치나 신뢰와 약속이 중요하다. 지역에서 모든 민원이나 약속을 하면 꼭 답을 주는 사람으로 알려져있다.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과 같다. 유권자들을 무서워 해야한다. 때문에 항상 유권자의 말을 메모한다. 메모만 뒤지면 10년의 세월이 나온다.

민원 해결을 위해 찾아온 시민들이 돌아갈 때는 항상 웃는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은 내정치가 아니다. 정치인들은 자꾸 노력을 하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고 생각한다.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젠가.

- 상임위가 문광위인데 어려운 여건 속에서 문화 예술을 하는 분들의 지원 방안을 많이 모색하려고 했는데 그분들이 감사의 인사를 전해 올 때나 한계가 있는 지역 행사의 부족함을 채워줬을 때 뿌듯함을 느꼈다. 그런 부분들을 해소하는게 도의원으로 할 수 있는 역량이 아니겠나 생각한다.

지역 활성화를 위해 기울이신 노력이 궁금하다.

- 경기도민 중에 주한미군에 종사하는 사람이 1만2000명이다. 전체 미군 종사자 중에 80%가 경기도에 있다. 주한미군 근로자들은 자리에 대한 안정성도 없고 미군이 관두라고 하면 언제든 관둬야 한다.

가족들에 대한 대책도 없다.이게 다 소파(sopa)의 규정안 때문에 그렇다. 경기도에 국회의원 60여명이 있는데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경기도내 도시 재생사업을 진행 할 때 미군 공여지도 감안해서 대책과 대안을 세웠으면 좋겠다.

앞으로 행보가 궁금하다.

- 후반기에는 도의회가 논쟁과 이념에 투쟁을 할 것이 아니라 화합을 잘 했으면 좋겠다. 그런 역할을 하는데 일조하도록 노력하겠다.


/글 문완태·사진 김수연 기자 my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