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인척 인사 비리에 이정호 사장 사의 표명
시범운행 중 사고 … 1·2호선 안전점검 진행
승강장 안전문·청소 용역업체도 뒷말 무성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을 앞두고 인천교통공사에 연달아 악재가 터지고 있다.

가뜩이나 뒷말이 무성한 '공기업'에서 채용비리가 터지며 도덕성에 흠집이 났고, 인천지하철 2호선은 개통 두 달을 앞두고 시범운영 중 사고가 났지만 명확한 사고 원인을 찾지 못한다는 의혹마저 제기됐다.

인천교통공사 이정호 사장이 임기 1년6개월을 앞두고 지난 22일 사의를 표명했다.

공사가 지난해 12월 경력경쟁 시험 채용을 했고, 공사 내 기술 인력 15명을 기능직에서 일반직으로 전환했다. 여기에 3명의 외부 인사가 더해졌다.

3명의 외부 인사 채용에 이 사장의 조카가 포함된 것이 드러나며 이 사장이 '도의적' 책임으로 사의를 표했다. 또 인천의 다른 공기업 임원의 자녀도 포함됐단 소문이 무성하다.

인천교통공사는 대표적 '관피아' 공기업이다. 사장부터 감사, 본부장 등이 시에서 고위직으로 활동하다 인천교통공사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안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중부고용노동청은 23일부터 20여명의 근로감독관을 투입해 인천지하철 1호선과 2호선에 대한 종합 점검을 하고 있다.

인천지하철 2호선은 시범운행 중 지난 5월21일 열차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종점에서 종점까지 차량을 운행하는 '일주시험'이 진행 중이었다.

인천시는 후속열차 기관사가 전방주시를 소홀히 하고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탓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안전한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을 위한 시민대책위'는 안전 관리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선행열차와 신호시스템 간 통신 두절(타임아웃) 현상 때문에 열차가 멈춰 섰다는 것이다.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인천지하철 2호선은 6월 종합시운전을 거쳐 7월30일 전면 개통된다.

만일 중부노동청 점검 결과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인천지하철 2호선이 제 때 개통될 가능성은 줄어들고, 안전 불감증을 해소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

여기에 시민 생명 보호를 위해 설치된 인천지하철 1호선 승강장 안전문(PSD) 용역 업체는 유지관리 경험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업체는 인천교통공사와 청소 관련 용역을 수행하던 곳이기도 하다.

인천교통공사는 이 업체와 꾸준히 청소 관련 수의계약을 맺어왔다. 청소 용역업체가 PSD 관리까지 맡게 된 셈이다. 특히 인천지하철 1호선 PSD 유지관리에는 구의역 사고로 세상을 시끄럽게 한 '메피아'로 지목된 은성PSD가 관련돼 있다.

인천평화복지연대 관계자는 "인천지하철 안전문제는 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이번 친인척 채용 사건과 안전 문제에 대해 인천시와 시의회의 종합적인 감사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주영·곽안나 기자 leej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