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구 경제부장
▲ 이현구 경제부장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자율주행차다. 자율주행차가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미 구글차 등이 도로 테스트를 넘어 상용화에 한발 다가섰다. 조만간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차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국내 자율주행차 기술력은 세계적인 선도기업에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빠른 기간 내에 기술격차를 좁히지 못하면 한국 자동차산업은 미래 시장에서 설자리가 없다. 이런 절박함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는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 온힘을 쏟는 중이다.

자율주행차 개발 과정을 보면 전통적인 완성차 업계가 주도하지 않았다. 세계적인 IT기업인 구글이 가장 적극 나섰다. 오래 전 경제적인 시각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자신만의 영역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것은 금기시 돼 왔다. 그만큼 위험 부담이 커 자칫 실패를 하면 기업 생존마저 위협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글은 새로운 사고로 신사업에 도전했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 구글은 빠른 속도로 전 세계적인 IT기업으로 성장했고, 자리를 잡았다. 구글은 당시 이 위치에 만족하지 않았다. IT와 제조업 융합을 통한 신사업을 구상했다. 그 중 하나가 자율주행차 개발이다. 구글은 오랜 시간과 자금 투자와 연구개발로 가시적인 성과를 이뤘다.

구글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든 것은 융합과 협업의 중요성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미 자동차에 최첨단 IT기술이 접목돼 자동차 생산을 순수 제조업 영역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을 간파했다.

미래 예견이 적중하면서 구글은 자율주행차 분야의 사실상 1위 기업으로 인식됐다. 구글 사례가 아니어도 융합과 협업은 세계 경제의 중요한 이슈가 된 것은 물론 기업들이 가야할 방향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에서도 이업종간 융합과 협업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국내 건설사와 이동통신사 사이의 융합과 협업이 대표적이다. 최신 IT기술이 접목된 첨단 아파트 구축을 위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국내 대표 통신사들이 건설사와 손잡았다. SK텔레콤은 현대건설과 함께 올해 총 12개 힐스테이트 분양 단지 1만2000가구에 스마트홈 서비스를 공급한다. LG유플러스과 대우건설은 최근 유·무선을 통합한 홈 사물인터넷(IoT) 시스템 구축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앞으로 양사는 건설하는 대우건설 푸르지오 아파트에 홈 IoT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 2003년 인천경제자유구역 지정 이후 인천경제는 큰 변화를 겪었다. 송도국제도시를 중심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외 경쟁력 업체들이 인천에 들어왔다. 앞으로 이 기업들은 발전하면서 인천경제의 중심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지역 경제의 뿌리였던 기업과 산업은 더딘 발전을 하고 있다. 더욱이 국내외 경제가 어려움에 있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문제를 풀 수 있을까. 융합과 협업이 답 중에 하나다. 얼마 전 영창뮤직(옛 영창악기)이 인천으로 본사를 통합하며 다시 세계적인 악기 기업으로 도약을 꿈꾼다. 악기산업이라면 사양산업으로 여긴다. 하지만 사양산업은 없다. 악기에 IT 등 최첨단 기술을 접목하면 새로운 산업의 창출이 가능하다. 또 지역에서 세계적인 음악회 개최 등을 통해 향토 악기 브랜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인천경제의 밝은 미래를 원한다면 기업간, 산업간 융합과 협업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환경과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지역 사회에서 융합과 협업이 활발해 진다면 미래 인천은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다. /이현구 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