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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손으로 심은 식물이 열매와 꽃을 피우길 기대하면서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교감을 했습니다"
 
가천대학교가 학생들에게 식물을 키우며 자연과 교감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생명과 나눔 텃밭 프로젝트'에 참여한 도시계획학과 2학년 백성현(20)씨의 말이다.
 
5일 교내 캠퍼스에 마련된 텃밭에서 모인 100여명의 학생들은 연신 땀을 흘리며 같은 팀 친구들과 함께 블루베리와 고구마를 심으며 즐거워 했다.
 
이날 학생들이 모여 텃밭개장식을 열고 선·후배, 친구, 사제가 삼삼오오 팀을 이뤄 심고 가꿨다.
 
조효숙 부총장을 비롯해 많은 교직원도 함께 나와 학생들의 일을 도왔다.
 
각종 스트레스로 일상에 지친 학생들에게 힐링을 할 수 있게 하고 식물을 심고 가꾸면서 상호작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려, 소통, 협력, 책임, 정직의 정신을 심어주려는 취지로 올해 처음 시작됐다.
 
온라인과 교내 프리덤 광장에서 접수를 받은 결과, 팀별 1~6명씩 총 118팀, 566명의 교수와 학생이 신청을 했다.
 
식물은 계절적 조건과 재배 용이성을 고려해 남천, 블루베리, 사피니아 등으로 정했으며 학생들이 자신이 심은 식물에 대한 애착을 키우기 위해 희망작물을 신청받아 해바라기와 방울토마토도 심었다.
 
완성된 화분은 색색 펜으로 팀명을 적은 이름표를 달고 콘크리트 스탠드에 진열되면서 다소 삭막한 모습으로 버려졌던 공간이 화사한 꽃들과 학생들의 웃음소리로 다시 생기를 얻었다.
 
경영학과 4학년 위아현(22·여)씨는 "요즘 학생들은 대부분 도시에 살고 인터넷이나 SNS에서 교류하는 경우가 많아 직접 흙을 만지고 식물을 심으며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며 "개인의 경험을 넘어 함께 함께 심으면서 서로 생명체에 대해 얘기하고 관심을 갖는 과정에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간의 교감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채소, 과일이 열리면 학생들이 다시 모여 열매를 수확하고 식품영양학과의 도움을 받아 샐러드 등을 만들어 지역 복지기관에서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눌 예정이다.
 
대학은 참가학생들의 관찰일지와 텃밭 가꾸기 등을 심사해 우수텃밭을 선정하고, 장학금 등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생명과 나눔센터장 이두형 교수는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듯이 숲과 공원 같은 자연 환경에 노출되는 것은 우리의 휴식과 회복에 있어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며 "학생들이 자연 환경에서 직접 활동을 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고 생명의 소중함, 나아가 자아 존중감을 향상시키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남=허찬회 기자 hurch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