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포지역 유일 광명초 부근 인도 없어 차들 '쌩쌩'
농어촌 규모로 설립, 학생 계속늘어 '콩나물 교실'
2개 신설초교 건립 추진 … 부지 조성 단계서 중단
▲ 광주시 오포읍 광명초등학교 학생들이 5월 31일 오전 비좁은 1차선 도로 옆으로 위험한 등교를 하고 있다. /김수연 기자 ksy92@incheonilbo.com

지난 3월 말 경기 광주시 광명초 학부모들이 주민 1435명의 청원서를 교육지원청에 제출했다. 이들은 이 지역 신설초교 계획이 무산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항의의 뜻으로 전달한 것이다.
 
지난해 광명초는 과밀학급, 콩나물 교실이라는 오명에 시달렸다. 1961년 설립된 이 학교는 대표적인 난개발 지역으로 불리는 오포읍에 유일한 초등학교로 지난 2014년 혁신학교로도 지정됐다.
 
하지만 인근에 새로 들어서는 소규모공동주택(빌라) 등으로 인해 늘어나는 학생 수를 따라가기에 오래전 농어촌지역 규모에 맞게 지어진 학교시설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31일 광주하남교육지원청에 따르면 광명초 학생수 및 학급수는 2014년 159명(5학급)이었던 4학년 학생들이 지난해 184명으로 늘었고, 이 학생들이 올해 6학년이 되면서 197명으로 13명이 늘어나 한 학급을 추가 설치했지만 학급당 정원이 32~34명으로 여전히 30명을 웃돌았다.
 
광명초는 지난해 6개 학급의 증축공사를 진행해 올해 안정적으로 신입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증축공사로 줄어든 운동장 때문에 전교생이 체육대회를 진행할 수 없어 5월 한 달 동안 3번으로 나눠 학년별 체육대회를 열고 있는 실정이다.
 
이 학교 통학로에는 인도가 없어 대다수 학생들이 부모의 차량을 이용, 도로에서 하차해 등하굣길에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31일 이 학교 등교시간인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학교 앞 1차선 도로에는 아이들을 통학시키는 학부모 차량과 출근차량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늘어서 있었고 학생들이 도로위에서 하차해 인도 없는 차도를 걸어 통학하고 있었다.
 
학부모 A(41·여)씨는 "늘어난 학생 수로 등굣길 전쟁도 만만찮은데, 통학안전을 우려한 학부모들이 설상가상으로 차량을 동원해 통학을 시키고 있어 매일 등하교 시간이 지옥처럼 여겨진다"고 말했다.
 
광주하남교육지원청도 이 지역 학교문제 해결을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광명초를 중심으로 3곳의 통학지역을 구분해 학교 신설을 검토해 능평초(가칭)와 신현초 등 신설초교 건립 추진을 계획했다.
 
하지만 능평초는 여전히 검토 중인 상황이고, 신현초는 부지조성 단계에서 중단돼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이는 오포지역 난개발 때문이다. 입학예정자 수와 전학생 수 등이 불규칙해 학생 수요 예측이 어려워 신설학교의 규모 등을 쉽게 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지원청의 '2016학년도 광주 광명초 편성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가편성에서 전체 학생수 1364명과 학급수 41개로 예측했으나, 올 3월 본편성에서는 학생수 1257명에 학급수 40개로 바뀌었다. 몇달 사이에 107명의 학생이 사라진 것이다.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은 당초 초등학교 1학년 취학연령에 맞춰 280명의 신입생이 입학할 것으로 가편성했으나 실제 본편성에는 62명이 부족한 218명만이 입학했다. 이 교육지원청은 이같은 원인에대해 오포지역 과밀학급 영향으로 학부모들이 인근 지역으로 위장전입을 감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하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다세대주택 등 소규모 개별건축 등으로 난개발이 지속되면서 불규칙적으로 늘어나는 학생수에 맞춰 학교를 공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 때문에 학교에서도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우·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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