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협약' 한진해운, 고강도 구조조정 예상 … 인천시 무대책

한진해운은 인천항 45개 항로 중 2개 항로를 운영 중이다. 인천항에서의 비중이 크지는 않은 것이다. 하지만 상징적 의미는 큰 업체다. 현대상선과 함께 2대 국적선사인 데다, 한진해운의 뿌리인 대한해운공사 시절부터 자리잡은 업체기 때문이다.

이번 인천운영사무실 철수가 단순히 '사무공간'을 비우는 수준에서 멈출지, 인천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추가 조치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율협약' 파장은?

한진해운은 해운업의 전반적인 침체와 비싼 용선료로 인해 현재 '자율협약(채권단 지원 및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기간은 오는 8월4일까지다.

한진해운은 이에 따라 터미널 유동화, 사옥 유동화, 자회사 지분매각 등의 자구안을 제출한 상태다.

공시된 1분기 감사보고서를 보면 한진해운은 터미널 유동화, 사옥 유동화, 기타 지분 매각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런던 사옥과 ㈜에이치라인해운 매각을 결의했고, 지난 12일 이사회에선 상표권, 벌크선박 1척, 일본 사옥 등을 매각하기로 했다.

자율협약 기간 동안 한진해운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진행될 구조조정 규모에 따라 한진해운이 차지하는 인천에서의 비중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지역 한진해운 터미널로는 인천항 내항 4부두와 한진해운경인터미널이 있다. 특히 한진해운경인터미널은 과거 지분 매각을 시도한 전례가 있는 곳이다.

인천→부산행 심각한데 인천시는 '멀뚱'

한진해운은 인천운영사무실을 철수하면서 본선 및 운항업무, 수출운영업무, 장비관리업무를 각각 부산운영팀으로 이관한다고 밝혔다.

보통 회사들이 덜 중요한 부분부터 구조조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진해운의 단순 업무이관으로만 볼 수 없는 대목이다.

부산항과 광양항에 중점을 두고 있는 정부의 '투 포트(Two-Port)' 정책이 빚어낸 '탈인천 현상'인 셈이다.

하지만 인천시는 사실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지만 시 차원에서 나온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

반면 부산시와 울산시는 다르다. 부산시는 최근 '지역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간담회'를 열어 대책을 모색했고, 울산시는 조선업계 구조조정과 관련해 협력사와 긴급 간담회를 갖는 등 구체적 활동에 나섰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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