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축소 차원 31일 철수...업무 대부분 부산 이관키로

'인천'에 뿌리를 두고 5대양을 누벼온 한진해운의 인천운영사무실이 문을 닫는다. '수송보국(輸送報國)' 신념의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꿈과 열정이 키워낸 한진해운이 고향 인천을 등지게 된 것에 대해 인천시민들은 안타까워하고 있다.

인천항발전협의회는 한진해운이 인천운영사무소를 철수한다고 26일 밝혔다. 철수는 5월31일에 이뤄진다. <관련기사 3면>

한진해운 인천운영사무소는 사무소 폐쇄에 대해 '한진해운 운영조직 합리화로 인한 업무이관 안내'란 제목의 공문을 통해 관련 사실을 항만업계에 통보했다.

인천운영사무소는 "국내외 운영조직을 합리화해 비용 절감 및 조직 슬림화를 통한 운영 효율성 개선을 위해 인천, 광양운영사무소를 5월31일부로 폐쇄한다"고 밝혔다.

폐쇄 사유는 해운경기 침체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과 채권단과의 '자율협약'이다. 한진해운은 "지속적인 해운경기 침체로 최근 경영상 어려움에 직면했으며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해 경영 정상화를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진해운은 한진그룹의 모태이다. 1945년 한진상사를 설립해 한진그룹을 연 고 조 회장이 '인천'에 터 잡은 것은 '육·해·공'을 잇는 종합물류기업이 되겠다는 꿈 때문이었다. 1985년 한진해운이 위기에 처하자 고인은 "그룹의 힘으로 한진해운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2년 만에 한진해운을 흑자기업으로 만들었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말 기준 5조6000억원의 차입금을 자구노력으로 감당키 어렵게 되자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사실상 한진의 품에서 떠나게 됐고, 한진해운은 사업의 시발점인 인천에서도 철수하게 됐다.

한진해운 조양호 회장은 올 초 "해운업은 한국 물류산업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한진해운은 모든 힘을 살리도록 하겠다"고 언급했지만 미완으로 끝나게 된 것이다.

한진해운은 인천에서 국내 최초 컨테이너 부두인 인천항 내항 4부두를 1974년 개장했고 컨테이너 크레인 3기, 트랜스퍼 크레인 4기의 장비를 가동 중이며 경인아라뱃길(경인터미널) 인천터미널을 보유 중이다.

인천운영사무소가 떠나는 한진해운의 업무 대부분은 부산이 맡게 된다. 본선 및 운항업무와 수출운영업무, 장비관리업무, 수입서비스업무는 부산운영·장비팀·부산수입서비스팀이 각각 맡는다.

인천시는 사실파악은 물론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인천운영사무소 폐쇄 계획은)모르는 일이다. 지난주 방문했을 때도 이에 대한 입장을 접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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