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국회의원 (인천 서구 갑) 
▲ 이학재 국회의원 (인천 서구 갑)

1985년, 인구 100만 시대를 맞이한 인천시는 당시 허허벌판이던 남동구 구월동으로 청사를 옮겼고, 그 힘으로 오늘날 인천 발전을 일구었다. 그로부터 30여년이 흐른 2016년, 인천은 이제 인구 300만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청사는 단지 시 공무원들의 사무공간이 아니다. 도시의 발전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핵심 시설이자, 인천의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상징할 장소가 바로 시청이다. 이러한 이유로 지난해 여름 인천시가 업무 공간이 부족하다며 구월동 현 청사 부지만을 전제로 추진한 시청 신축 용역 대상에 '서구 가정오거리 루원시티'도 포함할 것을 요구했다.

전국 시·도 청사(본청) 1인당 사용 면적을 비교하면 2014년 기준 전국 평균은 38.38㎡로 가장 협소한 곳이 경기도(19.33㎡)이고, 그 다음이 인천(21.48㎡) 순이다. 그 동안 도청사 이전을 추진해 온 경기도는 오는 2020년경 광교 신청사 완공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인천시는 현 청사만으로 모든 공무원을 수용할 수 없어, 전체의 22%나 되는 직원들이 외부 건물의 공간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한 업무의 비효율성은 물론 외부 건물을 임대하면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까지 인천시가 떠안고 있다. 이 같은 문제로 시청사를 다시 지어야 한다면, 인천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인천 발전을 선도할 적지를 모색해야 함이 마땅하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사를 옮기자는 주장은 그저 지역구 국회의원의 생떼도, 선거용 정치쇼도 아니요, 인천의 미래를 위한 소신이다.

2015년 9월3일 서구의 '시청 유치 추진위원회' 대표들과 함께 유정복 인천시장을 만났다. 시청 이전 당위성에 대한 시민들의 뜻을 생생하게 전달했고, 마침내 유정복 시장도 그 뜻을 받아주었다. 결국 인천시는 현 청사 부지 외에도 가정오거리 루원시티를 포함한 인천 전역을 함께 비교·검토해 청사의 위치를 먼저 선정한 뒤 세부 건립 계획을 수립하기로 결정했다.

서구 가정오거리 루원시티는 시청사 신축 부지로 지리적 입지가 매우 빼어나다. 인천국제공항과 서울(여의도)의 중간에 위치하고, 인천의 중심지로 도로와 철도 등 교통망이 발달해 어디서나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개발 사업의 지체로 인해 하루 이자만 3억원, 1년이면 이자가 1000억 원에 이르는 루원시티 사업을 선도할 앵커시설로 시청사가 제격이다. 시청사가 서구로 이전하면 서구뿐만 아니라 강화와 계양, 부평 등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개발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루원시티로 시청사를 이전하면 인천의 신 성장축이 형성돼 미진했던 개발 사업들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이를 통해 인천시 재정이 정상화되며 인천 지역의 균형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다만 시청사 이전 시, 현 청사를 잘 활용해 구월동 일대 상권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책임 있는 대안을 반드시 강구해야 할 것이다.

한 번 짓고 나면 50년 이상을 사용할 청사의 위치를 정하는 것은 인천의 미래를 가늠할 만큼 중차대한 일이다. 그리고 시청사를 다시 짓는다면, 300만 시대를 개척할 새로운 땅으로 옮기는 것이 순리다.

시청사 위치를 결정하기까지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게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인천은 재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잃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무엇보다 인천의 미래를 위해 이제는 갈등을 넘어 인천 시민의 총의를 모아야 할 때다.

오는 6월이면 시청 신축 용역 결과를 발표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용역이 어떤 절차와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모른다. 시청사 부지 선정을 위한 용역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지길 바란다. /이학재 국회의원 (인천 서구 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