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수법이 갈수록 조직화·지능화하고 있다.

가족과 애인, 평소 알던 사람이 피라미드식 조직을 만들어 보험사기를 치다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인천경찰청은 사기 혐의로 A(56)씨 등 3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A씨 아내 B(51)씨 등 7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실손·운전자·자동차 보험에 가입한 뒤 일부러 사고를 내고 보험금 10억8000만원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주로 '등산을 하다 넘어졌다', '계단을 오르다 다쳤다', '자전거를 타다 떨어졌다' 등의 수법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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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남동구 인천지방경찰청에서 경찰 관계자가 70여명이 연루된 신종 보험 사기사건을 브리핑하고 있다. A씨 등 73명은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실손보험, 운전자보험, 자동차보험 등에 가입한 뒤 총 114건의 고의사고를 내고 보험회사에서 10억8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상훈 인턴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이들 가운데 일부는 자신의 애인과 친구 등을 끌어들여 피라미드식 사기조직을 만들기도 했다.
이들은 간단한 서류만 내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실손보험의 구멍을 노렸다.

실손보험은 사고 뒤 보험금을 청구하는 교통사고와 달리 치료가 끝나면 입·퇴원 확인서만 갖고도 보험금을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이 일부러 낸 사고 114건 중 일상생활과 자전거 사고가 무려 72건이나 됐다.

경찰은 지난 1월 '수많은 보험에 가입한 뒤 계속 보험금을 청구하는 가입자가 있다'는 금융감독원의 통보를 토대로 수사를 벌였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주로 자동차 보험사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실손보험 사기가 늘고 있다"며 "A씨 등이 입원한 병원이 가짜로 입원 날짜를 늘려준 정황이 있어 이 부분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