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화원 54명, 대학 축제기간 '먹거리 장터' 운영 … 수익 장학금 기부

"내 자식 같은 학생들에게 맛 좋은 음식도 팔고 장학금도 줄 수 있어 그야말로 일석이조입니다."

최금옥(58·사진) 인천대 미화원분회장과 미화원 54명은 6년째 축제기간만 되면 앞치마를 두르고 '엄마손 먹거리 장터'를 연다.

축제에 참가한 인천대 학생들에게 해물파전과 김치전, 막걸리를 팔고 수익금은 학내 사정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으로 준다. 올해도 200만원을 전달했다.

14년 째 인천대 청소를 하고 있는 최 씨는 학생들을 위해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어 고민하던 중 장터를 생각해냈다.

"1년 중 유일하게 맘 놓고 노는 축제동안 우리도 학생들에게 무엇인가 해주고 싶었어요. 비록 미화원 입장에서는 청소할 게 많아 더 힘든 기간이지만 봉사하고 같이 즐기자는 취지로 파전을 부쳐주자고 시작하게 됐지요."

김치전과 막걸리는 모두 2000원. 돈을 벌고자 하는 목적이 아닌 오롯이 학생들을 위한 주점이기에 단 한 번도 가격을 올린 적이 없다.

"전에 비해 재료비가 비싸졌지만 학생들이 무슨 돈이 있겠어요? 그저 부담 없이 먹고 즐기면 그걸로 됐지요."

최금옥 아주머니는 학생들에게 받은 정을 생각하면 더 많은 걸 해 주고 싶다.

"지난해 11월 미화원 임금이 삭감된 것을 알고 인문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우리에게 줬지 뭐에요. 큰 돈은 아니었지만 진심과 정성이 느껴져 눈물이 났어요."

또 그는 털 달린 점퍼를 선물한 총학생회, 지친 피로를 풀라며 족욕기를 선물해준 학생들, 감사의 마음을 쪽지에 써 음료를 들고 미화원 실에 찾아오는 학생들이 대견해 더 열심히 일한다.

최 씨는 이런 친구들이 정말 공부를 열심히 해 각자 원하는 곳에 취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쾌적한 수업 환경을 위해 우리 미화원들이 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