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내항은 인천 역사이자, 상징이었다. 갑문이 있어 정온수역이 가능한 부두로 40척이 훌쩍 넘는 선박이 동시에 접안이 가능하다. 이런 내항에 앞으로 큰 변화가 불어 닥칠 전망이다. 8부두 일부 개방을 시작으로 달라진 인천항 여건 때문이다. 현재 10개사가 운영 중인 인천 내항이 최대 3개사로 통합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인천항만공사(IPA), 인천항만물류협회가 공동으로 내항 부두운영사 통합을 위한 용역에 돌입했다. 과거와 달리 감소 추세인 내항 물동량이 원인이다. 줄어드는 물동량을 놓고 10개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되면 이 파장은 인천항을 넘어 인천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인천항은 내항에서 남항, 북항, 인천신항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내항과 남항에서 처리되던 컨테이너 화물은 인천신항으로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고, 8부두 일부 개방에 따른 일부 사업장 폐지로 통폐합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통합 논의는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4년 당시 인천지방해양항만청과 IPA가 내항 부두운영사 통폐합을 추진하기로 하고, 대책까지 만들었지만 업계 간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정부 지원이나 대책이 전무한 상황에서 부두운영사들과 근로자들만 고통을 감내할 수 없다는 것이 골자였다. 통합에 따른 대규모 실직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대량 실직은 인천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인천항 종사자들은 내항 부두운영사 통폐합 필요성에 대해 대부분 이해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통폐합이 과연 가능할지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의문을 품고 있다. 통합을 위한 이번 용역은 과거 통폐합 논의를 뛰어넘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 내항 부두운영사 통합은 인천항 최초로 진행되는 이른바 구조조정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개 기업을 통폐합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구나 이해 가능한 합리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좀 더 나은 인천항을 위해 항만 관계기관, 부두운영사, 종사자들 간 지혜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도 기대한다. 자칫 잘못된 통폐합은 인천항을 포함해 인천 경제를 위태롭게 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