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호흡기 의지한 쌍둥이 … 부모 눈물 호소

애경이 제조한 가습기살균제 사용후 폐 이상으로 목에 구멍을 내 산소호흡기를 달아야 했던 박나원·다원(5)양 쌍둥이 부모가 해당업체의 검찰 수사를 요구했다.

특히 시민단체는 살균 성분을 제조·판매한 원인제공자 SK케미칼측의 수사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원양의 어머니 김미향씨는 자녀가 서울대병원에서 산소호흡기 제거 수술을 마치고 퇴원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은 애경의 '가습기메이트', 등에 대해 조속히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습기메이트'를 비롯한 애경의 가습기살균제는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을 원료로 제조한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동물실험 결과, CMIT·MIT를 원료로 한 제품에서는 독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검찰 수사도 PHMG를 사용한 옥시레킷벤키저 등과 PGH를 쓴 세퓨 등에 집중하고 있고, 애경 제품과 관련한 수사는 진행하지 않는 상황이다.

환경단체와 피해자들은 애경의 가습기메이트만 사용한 쌍둥이 나원·다원양이 모두 지난해 환경부 조사에서 '관련성 확실(1등급)' 판정을 받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CMIT·MIT 성분을쓴 제품도 실피해가 발생한 만큼 수사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1년 10월생인 나원·다원양은 생후 100일을 전후한 2012년 초에 3∼4개월간 애경의 가습기메이트를 쓴 이후 허파가 섬유화하고 허파꽈리가 터지는 기흉이 관찰됐다.

가족들은 "나원양은 같은 해 12월 목에 구멍을 내 산소호흡기를 달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했고, 다원양도 최근까지 기침을 계속하는 등 폐상태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측은 "애경 제품을 판매중지했다면 이런 안타까운 일을 겪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며 정부의 부실한 초기대응을 성토했다.

또 "가습기 살균제 판매회사인 옥시나 애경도 책임이 있지만 살균 성분을 제조·판매한 건 SK케미칼"이라며 "업체의 주장만 믿고 수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호 기자 th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