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짜 몸짱' 그랑프리 거머쥐다
▲ 제35회 미스터&미즈 인천 선발대회겸 엘리트 피트니스 선수권 수상 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장주아 선수.


미스터&미즈인천 선발 겸 피트니스 선수권
종목별 우승자 겨루는 오버롤서 '승자 등극'
작년 선수 길 결심·공식대회 두번만에 성과…
"여전히 초보 … 존재감 알린 후 세계 1등 도전"


"맛있는 음식 등 이런저런 유혹을 이겨내면서 노력할수록 멋지게 변해가는 내 몸을 보는 것이 마냥 신기하고 즐겁습니다."

보디빌더 장주아(28)는 지난 14일 오후 연수구청 아트홀에서 열린 '제35회 미스터&미즈 인천 선발대회겸 엘리트 피트니스 선수권'에서 제8대 미즈인천에 등극했다.

여자 보디피트니스 +163㎝급 우승자인 장주아는 이날 여자부 +163㎝과 -163㎝급 비키니 피트니스·보디 피트니스·피지크 우승자 6명이 겨루는 오버롤에서 최종 우승하며 그랑프리를 차지했다.종목별 정상에 오르는 것도 어렵지만, 이들끼리의 경쟁에서 가장 몸이 좋은 선수로 뽑히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이들 세계에서는 종목별 우승자끼리 겨루는 오버롤에서 최종 승자로 등극해 '미스터' 또는 '미즈' 타이틀을 거머쥐는 것을 그랑프리라고 부른다.

공식대회 두번째 출전만에 그랑프리 거머쥐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장주아가 공식대회 두번째 참가만에 이런 쾌거를 이뤘다는 점이다.

장주아도 처음에는 보통 여성들처럼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헬스트레이너이자 보디빌더인 남자친구의 권유가 크게 작용했다.

2013년 스피닝(실내 사이클) 강사 자격증을 취득하며 전문적인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그렇지만 여전히 '선수가 되겠다'는 최종 결심까지는 하지 못했다. 선수로 활동하는 남자친구와 주변 지인들이 평소 얼마나 어렵게 훈련을 하고 까다로운 몸 관리를 하는지,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 이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망설이기를 2년, 장주아는 2015년 결국 선수로서의 길을 가기로 결심했다.

지난해 말부터 2016년 5월 서울, 인천 대회를 목표로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식단 조절과 함께 매일 근력운동(웨이트 트레이닝)과 유산소운동을 소화했다. 특히 근력운동은 4일 주기로 반복했다. 몸 근육 부위를 4곳으로 나눠 복근을 기본으로 첫날은 가슴과 이두박근, 둘째 날은 가슴, 세째 날은 어깨와 삼두박근, 네째 날은 하체를 집중적으로 단련했다.

드디어 장주아는 지난 7일 자신의 첫 공식대회인 '미스터·미즈 서울 대회'에 참가했다. 결과는 보디피트니스 우승이었다. 주변에선 탄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공식대회에 처음 나온 선수가 우승컵을 들어올린데 따른 당연한 반응이었다.

자신감이 붙은 장주아는 이어 열린 '미스터·미즈 인천 대회'에 출전, 신인으로서는 감히 넘보기 힘든 그랑프리를 달성했다. 종목별 우승은 물론, 그랑프리를 차지하려면 운동시작 후 최소 4~5년은 걸린다는 게 보디빌딩계의 일반적인 평가임을 감안한다면 대단한 성취가 아닐 수 없다.

장주아는 "운동을 열심히 하기 했지만, 그래도 그냥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라며 자신을 낮췄다.

맘껏 먹지 못하는 고통 가장 힘들어

 

▲ 장주아 선수 운동 모습. /사진제공=장주아


보통 보디빌더들은 시합 4~5개월 전부터 준비를 시작한다. 이른바 '시즌'에 돌입하면 이때부터 식단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운동량도 평소보다 더 늘리면서 시합날짜에 맞춰 몸을 만들어 나간다.

술은 물론,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 역시 절대 입에 대지 않는다. 규칙적인 생활은 물론이다. 시즌 중에는 아침에 일어나 오전과 오후에 각각 2시간쯤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병행한다. 운동이 즐겁지만, 솔직히 그만큼 힘이 든다.

모든 일상이 시합 날짜에 맞춰져있다보니 사회생활도,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가끔 친구들과 밖에서 놀고싶지만 꾹 참아야한다. 친구들과 어울리다보면 즐거운 분위기에서 음식과 술의 유혹을 떨쳐버리기가 너무 어려운 탓이다.

이런 위기(?) 때마다 가장 위로가 되는 것은 2010년부터 키우고 있는 애완견 '부자'다. 부자와 대화도 하고 산책도 하며 순간순간 닥쳐오는 힘든 시기와 어려움을 이겨낸다.

"시합을 앞둔 시즌 중에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훈련에 집중해요. 그러다보면 굉장히 지칠때가 있죠. 너무 힘들어요. 그렇지만 한번도 포기를 생각한 적은 없어요. 애완견 부자와 수다를 떨면 스트레스가 확 풀리거든요."

▲"내 존재감 알린 뒤 국가대표, 세계 1등까지"

장주아의 당면 목표는 보디빌딩계에 자신의 존재감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입상을 했지만 지금까지 겨우 2번 공식대회에 참가했을 뿐인, 여전한 초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급해하지 않고 멀리 보기로 했다.

올 해는 더이상 대회에 나가지 않고, 내년 6월 열리는 '미스터·미즈 코리아 대회'에 대비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미스터·미즈 코리아 대회'는 지역 미스터·미즈 타이틀을 획득한 선수들만이 참가할 수 있는 국내 최고 권위를 가진 대회다.

시합을 많이 출전하기보다는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거기에 맞게 훈련과 대회 참가를 진행하겠다는 것.

운동을 오래해 온 선수들은 비시즌과 시즌의 몸상태가 크게 차이가 없지만, 초보 선수일수록 그 차이가 크고 관리가 어려워 욕심을 부리다가는 오히려 역효가가 날 수 있다. 그는 이렇게 꾸준히 활동하다보면 당연히 더 큰 기회와 영광이 찾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실력을 키워 꾸준하게 도전하다보면 좋은 성적을 낼 것이고, 내 존재가 각인되면서 궁극적으로는 국가대표 발탁과 세계 1위까지 갈 수 있다고 믿어요. 그 때까지 최선을 다해 운동을 해야죠. 가끔 '여자가 무슨 근육 만드는 데 그렇게 애를 쓰냐'며 편견의 시선을 보내시는 분이 있는 데 해당 선수들은 정말 힘들게 노력하는 것이니까 그냥 있는 그대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