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맨' 두번째 금배지 … "변치 않고 열심히 뛸 것"
▲ 인천 남동구갑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당선인이 지난달 28일 인천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밝게 웃고 있다. 박 당선인은 "지금 제가 할 일은 지역문제 해결이지 차기 인천시장 선거 출마 운운은 말도 안 된다. 무엇보다 내년 정권 교체를 위해 뛰겠다"고 강조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상임위 '출석률' 97% … 본회의 98%
보수 텃밭·다자구도서 승리 이끌어
"여당, 대통령에 충언 안 한다" 비판
지역현안 해결·정권교체 역할 강조

인천에서 나고 자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서 일했던 국회의원. 훌륭한 의정 활동으로 곳곳에서 인정 받은 국회의원이 돌아왔다. 인천 남동구갑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당선인은 빼어난 활약으로 19대 국회에서 주목받았다.

초선답지 않은 보폭과 왕성한 활동을 보였던 그다. 국회회의록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년 간 그의 상임위원회 출석률은 97.69%를 기록한다. 본회의 출석률도 98.85%에 달한다.

대표발의 법안 수는 인천 최다인 114건. 재선 의원이 된 박 당선인은 "정치인은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 받는다. 주인은 시민이다. 재선됐다고 자연인 박남춘의 자세가 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변치 않겠다"고 했다.

"하루에 인천과 여의도를 네 번씩 왔다 갔다 했어요. 국회와 지역 양쪽에 모두 충실하려고 노력했죠. 지역주민들이 이런 점을 잘 알고 높게 평가하셨어요."

박 당선인은 새누리당 문대성 후보보다 1만9586표 앞선 5만6857표(50.58%)를 얻었다. 남동구갑에 출마한 후보는 총 4명. 국민의당 후보를 포함한 다자구도에서 과반수 지지로 승리한 것이다. 이윤성 전 의원이 내리 4선을 지내며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던 남동구갑은 이제 야당 텃밭으로 바뀌었다.

'박남춘이 잘 한다'는 평가가 지역에 퍼져 있기 때문일까. 선거 초반부터 안정권으로 분류하는 분석이 많기도 했다.

"돌아다니며 인사드릴 때 느낌이 왔어요. 평가가 나쁘지 않았거든요. 열심히 했다는 말씀을 해주셨지요. 당내에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항상 이기고 있었지만 내 생각만 담아 선거운동에 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굳이 말하고 다니지는 않았지요."


문제는 경제 … "유권자는 현명"

그는 이번 선거를 치르며 유권자가 누구보다 현명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여당은 일하지 않는 국회라며 야당 심판을 호소했지만, 거꾸로 경제가 어렵다보니 여당을 심판하려던 사람들이 많았다고 했다.

"유권자가 현명한 겁니다. 더민주는 중앙당 차원에서 이슈를 몰고 갔어요. 문제는 경제, 투표는 정답이라고요. 실제로 골목과 상가를 다녀보면 너무나 어려워요. 외환위기 보다 더 힘들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는 과거와 같은 형태의 경제발전 전략을 넘어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정 분야를 집중 지원하는 불균형 성장 전략과 낙수효과는 이미 폐기된 전략이라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 불균형이고 불평등입니다. 청년들이 흙수저, 금수저, 헬조선을 말하고 있어요. 부모 잘 만난 사람과 아닌 사람의 경제적 격차 때문에 별 단어가 다 나오고 있어요."

그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저출산·고령화 문제의 해결이다. 젊은이들이 많아져야 아이를 낳을 수 있고 경제를 지탱할 수 있으며 내수를 키울 수 있다는 게 이번 선거에서 내려진 시민들의 명령이었다.

▲"여당, 대통령에게 충언 안 한다"

그는 과거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서 일했다. 국정상황실장과 인사수석이 그의 직책이었다. 국가를 두루 살피며 대통령과 밀접하게 함께했던 그였다. 박 당선인은 현 정부와 여당을 강하게 비판한다. 그는 인천에서 불거진 해양경비안전본부 세종시 이전 논란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꼽았다.

"대통령이 일단 결정하면 거기에 대해 누구도 충언을 안 하는 것 같아요. 정부 정책은 끊임없이 교정해야 합니다. 누구도 전지전능하지 않기 때문이죠."

국회는 해경본부 이전 논란이 불거지자 이전예산을 세우지 않는 등 실력 행사에 나섰다. 이런 기류로 봤을 때 이전되지 않으리라는 희망적인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당시에도 박근혜 대통령의 생각을 돌리지 않으면 해경본부 이전은 시간 문제라고 언급한 바 있다. 결국 정부는 예비비까지 편성하며 이전을 강행한다.

"중국어선 불법 조업 문제도 있고…. 다 논리가 있지 않습니까. 대통령을 만나서 말씀을 드리고 설득해야지요. 그런데 이런 게 없었어요."

▲"주민과 함께하겠다"

재선에 성공한 그의 길은 무엇일까. 박 당선인은 차세대 인천시장 후보로 지목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의정 활동이 꾸준하고, 누구보다 행정에 밝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다. 박 당선인은 딱 잘라 아니라고 말했다.

"재선했다고 바로 자리 이야기를 하는 게 말이 안 됩니다. 지역 유권자에 대한 결례이고 부적절하지요. 다만 국회에서 역할이 주어진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습니다. 언제나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뛰면 됩니다. 당장 무엇을 하겠다고 말씀드리는 건 아닙니다. 무엇보다 정권 교체가 중요하죠."

그는 지역현안을 해결하고 대선을 향해 뛰며 단결하고 화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향후 상임위원회로는 지역 철도공약을 챙길 수 있는 국토교통위원회가 가장 좋다고 했지만, 어디에 가더라도 일을 소홀히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지역주민의 어려움과 갈등이 있는 곳을 피하지 않을 겁니다. 항상 가겠습니다. 충분히 듣고 같이 고민하다 보면 해법도 찾을 수 있지요. 지역주민의 생활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그런 정치인이 되겠습니다."


※박남춘 당선인은 19대 초선 의정활동 '두각'

인천 남동구갑 박남춘 당선인은 1958년 인천 도림동에서 태어났다. 박문초, 동산중, 제물포고를 졸업한 인천 토박이다. 고려대 법대 행정학과를 나와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영국 웨일즈대에서 국제운송 이학석사를 받는다.

해양수산부에서 22년 간 근무하던 중 당시 노무현 장관과 인연을 맺었다. 고 노무현 대통령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으로 근무했고 이후 인사수석으로 발탁된다. 과거 10만t급 선박의 운항을 위해 인천대교 주경간 폭을 700m에서 800m로 넓혀야 한다는 시민운동이 항만업계와 시민사회 중심으로 인천을 휩쓸 때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으로서 이를 지원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국회엔 지난 2012년 19대 총선을 통해 처음 입성했다. 보수 성향이 강하던 남동구갑에 출마해 배지를 달았다. 지난 4년 간의 의정활동은 비정부기구(NGO) 모니터단이 뽑은 국정감사 우수의원, 법률소비자연맹의 국회 종합헌정대상 수상 등으로 대신 설명된다. 20대 국회에 입성한 그는 지금보다 큰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


/대담=윤관옥 정치부장·정리=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