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중국 동포들이 마약에 손을 댔다가 경찰에 줄줄이 붙잡혔다.
 
고양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마약 공급책 김모(51)씨와 권모(36·중국인)씨 등 14명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최모(26·여)씨 등 중국인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검거된 24명 중 공급책 김씨를 제외한 나머지 공급자와 투약자 23명 모두가 중국 동포다.
 
김씨 등은 지난 2월 1일부터 이달 22일까지 국내에 체류 중인 중국 동포 최씨 등을 상대로 중국에서 몰래 들여온 필로폰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 등은 1g당 50만원에 필로폰을 구입해 수차례에 걸쳐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검거된 마약 투약자들은 전부 조선족 중국인 동포들로, 이삼십대 여성들은 주로 노래방 도우미로, 남성들은 공사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일했다. 

처음 입국했을 때는 안산의 공단 등지에서 일하다가 일이 고되고 생각보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하자 노래방도우미 등의 일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에는 번 돈을 다 마약을 사는 데 쓸 정도로 중독이 심각한 경우도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국내 중국동포 밀집 거주지역인 서울 대림동과 신길동 일대에 마약 공급조직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 이들을 검거했다.
 
검거 당시 이들이 보관하고 있던 필로폰 15g과 판매수익 150만원도 압수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왔다가 외로움과 한국 생활의 어려움을 잊기 위해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마약을 구입한 중국동포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국내 밀반입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고양=이종훈 기자 j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