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인천 편집장


얼마 전 지인을 환송하러 갔다가 인천국제공항에서 '인천'을 우연히 만났다. 정확히는 교통센터(공항철도)와 여객터미널을 연결하는 중앙통로 무빙워크 양 옆에서다, 가천문화재단이 지난 2월말부터 '인천문학전람'이란 이름으로 그곳에 30개 패널을 설치했다. 패널마다 인천을 무대로 한 문학작품과 작가, 그리고 문학지도가 간략하게 담겨 있다.

인천공항에서 '인천'을 만난다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라 흥분되기까지 했다. 궁금한 차에 이 전시를 주관한 재단 관계자에게 뒷얘기를 청해 들었다. 예상했던대로 진행 과정이 녹록치 않았던 눈치다. 우여곡절 끝에 '내부 아닌 바깥' '상시 아닌 한시적'이란 결정으로 이 전시를 진행했다.

필자는 내친김에 공항 입국장과 출국장 내부를 둘러 봤다. '인천'을 나타내는 광고판이 눈에 띄지 않았다. 관광인포메이션 전시대에 서울시 홍보물과 함께 인천, 강화, 옹진 등 몇 종류의 리플릿이 꽂혀 있을 뿐이었다.

인천시는 머지않아 국내에서 면적이 가장 큰 도시로 등극할 전망이다. 미등록 토지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서 등록하기 때문이다. "등기부상 면적이 최대면 뭐하나. 우리 땅덩어리가 아닌 곳이 수두룩한데"라는 자조적 푸념이 나와서는 곤란하다.

한때 인천에서는 '바다 시장(市長), 육지 시장'이란 비아냥조의 말이 떠돌았다. 바다는 물론 해안가의 행정을 인천시장이 마음대로 못했던 시절의 이야기다. 이제는 자칫 '공항 따로 인천 따로'라는 말이 나올까 염려된다. 공항이 인천 속의 절대적, 무조건적 치외법권 지역이 된다면 다시 그런 비아냥을 듣지 말란 법도 없다.

지난 26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상량식이 있었다. 이 여객터미널은 2017년 말 개장할 예정이다. 새로 개장하는 여객터미널에서는 '인천'을 만나는 일이 다반사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천을 알리는 홍보판이 공항 시설 곳곳을 '점령'했으면 한다. 소심한 지역이기주의라는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이참에 인천시 전용 상설 홍보관이나 시립박물관 공항분관 개설도 생각해 볼 문제다.

인천사람들은 인천국제공항 건설을 위해 바다, 갯벌, 섬(삼목도), 산(오성산) 까지 통째로 내줬다. 인천공항의 주소는 '인천광역시 중구 공항로(운서동) 272'이다. 여객터미널, 교통센터, 활주로 그리고 그 위 하늘 까지도 분명히 '인천'에 있다. /굿모닝인천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