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구 농협 안성교육원 교수
최현구 농협 안성교육원 교수

지금 세계관광시장은 치열한 경쟁에 휩싸여 있다. 관광시장의 새로운 블루칩이 된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유커를 끌어들이기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은 한 마디로 눈물겹다고 할 정도다. 유럽의 관광 선진국들은 물론이고 많은 나라들이 엄청난 노력을 쏟아붓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 1억2000만명이 해외로 여행을 떠났다. 그 기간 동안 250조원 가량의 엄청난 소비와 경제시너지를 창출했다. 유커의 해외여행은 2020년에는 2억명에 달할 정도로 꾸준한 증가가 예상되며, 이는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관련 국가들의 유치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관광공사에 의하면 2015년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1323만명이었고 이 중 유커가 611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유커는 1인당 평균 지출액이 260만원에 달할 정도로 우리 국가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다른 관광객들에 비해 씀씀이가 크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많은 나라들이 유커 유치에 발벗고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들어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유커를 상대로 이른바 '바가지상술'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한국 물정을 잘 모르는 유커에게 물건 값을 몇 배로 부풀려 판매를 일삼고 있는 것이다. 지극히 후진국형 관광풍토로 개탄을 금할 수 없으며, 요즘은 SNS 등을 통해 이러한 일들이 순식간에 퍼져나가고 있다.

이 같은 부도덕한 행위로 인해 중국에서는 반한(反韓) 여론이 거세지고 두번 다시 한국을 찾지 않겠다는 유커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20%정도 밖에 안되는 유커의 재방문율이 이같은 실상을 잘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유커에 대한 바가지 상술, 불친절 등은 우리의 관광산업을 망치는 매우 어리석은 행위라고 지적한다. 유커로 하여금 우리가 제공한 관광서비스에 진한 감동을 받아 다시금 찾도록 해야 한다.

얼마전 중국 아오란그룹 임직원 6000명이 단체로 한국을 찾았고, 이들이 인천 월미도에서 가진 '치맥파티'는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행히 아오란그룹은 인천시와의 협약을 통해 향후 2년간 계속 방문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육가공업계에 따르면 중국 난징에 본사를 둔 건강기능식품 업체 '중마이' 임직원 8000명이 조만간 서울을 방문한다고 한다. 4박5일 동안 삼계탕 만찬을 열고 한옥촌, 명동 등 주요 명소를 돌면서 우리에게 200억원(1인당 평균지출액 감안) 이상의 경제효과를 선물할 걸로 예상된다.

관광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도개선,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노력이 요구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건 유커를 맞이하는 우리의 변화된 자세가 아닌가 싶다. /최현구 농협 안성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