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영 대한크리켓협 사무처장, 특별회원국 대표 당선
인천 亞경기대회 통역활동 인연 … 인니, 전폭지지 큰 힘

김미영(맨 왼쪽) 대한크리켓협회 사무처장이 우리나라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국제 크리켓 기구 임원이 됐다.

국제크리켓연맹(ICC) 아시아태평양지부(EAP)는 김미영 사무처장이 아시아태평양지부(EAP) 특별회원국(Affiliate Member) 대표로 선출되었다고 26일 밝혔다.

김 사무처장은 최근 EAP 주관 하에 진행된 특별회원국 대표 출마 국가들의 정견 발표 및 온라인(이메일) 투표 결과 대표로 뽑혔다.

현재 EAP 특별회원국은 필리핀, 사모아, 인도네시아, 쿡아일랜드, 한국 등 5개국이다.

ICC는 각국의 크리켓 수준에 따라 정회원(Full Member), 준회원(Associate Member), 특별회원국(Affiliate Member)로 나눈다. 현재 ICC가맹 국가는 100여개 국가가 넘는다.

한국은 그동안 크리켓의 불모지나 다름없었지만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계기로 서서히 활성화 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은 지난 2010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당시 총 42개 대회 종목 중 41개 종목에 모두 대표 선수를 뽑아 보냈지만 유일하게 한 종목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그 한 종목이 바로 크리켓이다. 하지만 당시 우리나라 인천에서 열리는 대회이니만큼 또 불참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어렵지만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크리켓 국가대표팀이 꾸려졌던 것이다.

대표로 선출된 김미영씨 역시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한 네팔팀의 통역요원을 하면서 크리켓과 인연을 맺었다.

통역요원을 하면서 크리켓에 관심을 갖게 된 후 인천크리켓협회에서 활동하다 대한크리케협회 사무국장으로 발탁됐고, 최근 사무처장에 올랐다.

영어에 능숙한 재능을 살려 국제업무를 담당하다 이번 선거에 출마해 당선했다. 필리핀, 사모아와 함께 3개국이 경쟁했는데 전임 회장국인 필리핀의 도전이 거셌다.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는 2018년 아시안게임 개최국으로 한국이 2년전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크리켓과 관련해서도 많은 교류와 협력을 기대해 한국을 지지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남기 인천크리켓협회 전무이사는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통역 봉사활동을 계기로 새로운 인생의 역사를 쓰게된 김미영씨 역시 아시안게임의 보이지 않는 유산이라 할 수 있다"며 "한국 크리켓의 메카인 인천이 국제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