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이발소 여주인 살인사건 … 목격자·증거물 없어
완전범죄 노렸나 … 인천경찰청 "사건 원점부터 재수사"

사건이 일어난 장소는 그리 으슥하거나 후미진 곳이 아니었다. 지하철역에서 삼거리쪽으로 향하는 길목이라 사람이 꽤 오갔다. 같은 건물과 주변에는 다른 가게(상인)도 있었다.

이런 데서 여주인 A(사망 당시 43세)씨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2003년 10월17일 오전 8시. 인천 계양구 작전동의 한 지하 이발소에서였다.

'밤새 언니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여동생 신고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는 목 왼쪽 아랫부분을 흉기에 한차례 찔린 상태였다.

헌데 혈흔이 많지 않았다. 국과수 부검 결과, 사망원인은 (내부)과다출혈. 시신이 굳은 상태 등으로 미뤄 16일 밤부터 다음날 오전 사이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답답했다. 의아한 점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일단 성범죄 흔적도, 금품을 턴 정황이 없었다. 이발소 안에서 지문과 발자국(족적)도 나오지 않았다. 흉기는 그 어디에서도 찾지 못했다.

여기에 건물에는 폐쇄회로(CC)TV도 없었다. 비명소리를 듣거나 수상한 사람을 봤다는 목격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A씨 주변 인물과 손님, 그 지역 우범자와 동종 전과자를 차례로 탐문수사했다.

하지만 모두 알리바이가 확실했다. 게다가 A씨는 평소 주변 상인과 이렇다 할 왕래도, 누구한테 원한을 산 일도 없었다.

1년 가까운 수사에도 경찰은 끝내 용의자를 찾지 못했고, 이 사건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채 13년째 미궁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인천경찰청 장기미제전담수사팀이 '작전동 이발소 여주인 살인사건'을 재수사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이 사건을 여러 방면에서 꼼꼼하게 수사했다. 하지만 목격자와 증거가 전혀 없어 답보상태에 빠졌었다"며 "사건 기록을 다시 살펴 원점에서부터 재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계양구 작전동 어린이 살인사건(인천일보 2015년 4월14일자 1면)과 함께 이 사건 기록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살인사건 공소시효가 폐지된 2000년 8월 이후 인천에서 일어난 미제 살인사건은 총 12건이다.


/황신섭·곽안나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