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190개 업무 평가 결과 공개] 로봇랜드 조성·매립지 현안해결' 등 정책 차질 불구 후한 점수

인천시가 주요 사업 성과를 평가하며 로봇랜드 등 좌초하고 있거나 논란이 많은 사업에도 '정상'이나 '우수' 등급을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 기준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업이 되던 안 되던 일단 '자화자찬'하는 행태는 과거부터 계속되는 모양새다.

시는 11일 '2015년도 시정 주요업무에 대한 종합 업무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시는 매년 'PM사업(프로젝트 매니저 사업)'을 선정한 뒤 이듬해 초 평가를 통해 우수사업 담당자에 대한 인사·해외체험견학·표창·시상금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시는 190개 사업을 평가한 결과 탁월 1건, 우수 22건, 정상 156건, 노력 9건, 미흡 2건으로 각각 분석됐다고 밝혔다. 탁월 사업으로는 문학산 개방 사업이, 우수 사업으로는 2016년도 국비 확보·인천발 KTX 노선 신설 등이 선정됐다.

문제는 비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에 정상이나 우수 등급을 준 사례가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역점시책 사업 중 하나인 '로봇랜드 조성'이 있다. 시는 이 사업에 '정상' 등급을 부여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자본금이 바닥 나고 민간투자자 유치에 실패하는 등 부침을 겪은 데다 최근에는 특수목적법인(SPC) 해산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연계 경인전철 지하화 사업도 정상으로 평가됐다. GTX 사업 과정에서 경인전철을 지하화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정부가 GTX 사업 노선을 송도-청량리로 굳히면서 사업성 확보조차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우수 등급을 받은 도서지역 에너지 자립섬 구축 사업도 정작 사업이 절실한 서해 5도와 소규모 섬에서는 사업성과 안보 문제로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10년 연평도는 포격 사건으로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기도 했다.

이 밖에도 논란이 여전한 수도권매립지 현안해결도 우수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지난 2014년에도 시 자체 평가에서 후한 점수를 줬다가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시는 아예 무산 수순을 밟고 있던 역세권 개발사업과 네 차례나 유찰된 북항배후부지 준공업용지 매각 추진 사업에 정상 등급을 부여한 바 있다.

PM사업 평가 결과는 시의 자체 평가 이후 민간위원 평가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이 과정에서 시의 각 부서는 자체 사업에 대한 점수를 후하게 주는 경향이 있다.

시 관계자는 "몇몇 사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 우리도 인정한다"며 "각 사업마다 평가 기준이 있으나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어 공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