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인천 편집장
▲ 굿모닝인천 편집장

파리 에펠탑을 세울 때 지역이 매우 시끄러웠다. 공사판 소음 때문이 아니라 건립 찬반 논쟁으로 꽤 소란스러웠다. 대표적 반대론자는 소설 '여자의 일생'을 쓴 모파상이었다. 그는 거대한 쇳덩이 구조물이 문화·예술의 도시 파리의 품격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에펠탑 준공 후 그는 자주 그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이를 의아하게 생각한 지인이 그 이유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이곳이 그 흉물을 보지 않으면서 마음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니까"

최근 문학산에 전망타워를 세우자는 주장들이 느닷없이 '불쑥' 튀어나왔다. 인천의 전망타워 건립 계획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인천시사 70년대 편'에 의하면 1972년 '자유의 타워' 건립 계획이 있었다. 장소는 자유공원 어린이놀이터(현 한미수교100주년기념탑)였다.

연면적 2만2000㎡(6700평)에 지하 1층, 지상 13층, 탑층 38층 등 총 52층짜리 전망타워를 건립하는 계획이 구체적으로 추진됐다. 아직 남산타워(1975년 완공)가 세워지기 전의 일이다. 자유의 타워는 전망대를 비롯해 TV중계탑, 스카이라운지, 어린이회관, 등대 송수신장치, 외항선원실, 예식장, 도서관 등이 들어서는 다목적용 타워였다. 이 계획은 실행되지 못하고 청사진으로만 남아 있다.

자유공원에 비해 문학산은 간단치 않다. 문학산 전망타워에 올라 멋진 풍경을 '감상'하겠다는 관광객들이 지금처럼 땀내며 등산하듯 오르지 않을 것이다. 틀림없이 편의성, 접근성 얘기가 나올 것이다. 앉으면 눕고 싶은 법. 바로 자동차 길을 내자고 할 것이고 더 나아가 아예 케이블카를 놓자고 할 게 뻔하다. 결국 그곳은 1938년 일제가 계획했던 대로 문학산을 월미도와 쌍벽을 이룰 '산(山) 유원지'로 만드는 꼴이 되는 것이다.

문학산에서는 '고고도(高高度)'가 아니라 그냥 미추홀왕국을 세운 비류의 눈높이로 인천을 봤으면 좋겠다. 만약 문학산 전망타워가 세워지면 모파상처럼 그곳에서 자주 식사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굿모닝인천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