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프랑스·호주 경찰 수배받던 여권위조범 태국서 검거


정교한 위조 여권을 전세계에 공급해온 혐의로 영국과 프랑스, 호주 경찰의 수배를 받아온 국제 여권 위조범이 태국에서 검거됐다.

'닥터 패스포트'(Doctor Passport)라는 별명으로만 알려졌던 이 남성은 이란 국적의 남성으로 25년 이상 태국에 머물면서 위조 여권을 제작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지난 8일 남부 차층사오주(州)의 한 마을에서 국제 여권 위조범인 이란인 하미드 레자 자파리를 검거했다.

또 경찰은 자파리의 진술을 토대로 위조 여권을 유통해온 파키스탄인 5명도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자파리는 25년 이상 태국에 거주하면서 중국에서 수입한 정밀 기계로 각국의 여권과 비자 등 출입국서류를 위조해 전 세계에 공급해왔다.

자파리의 주요 고객은 유럽과 호주, 뉴질랜드 등에 불법 입국하려는 자들을 위해 여권 위조를 알선해온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의 범죄 조직이었다. 육안으로식별이 어려울 만큼 정교하게 위조된 여권은 주로 이들 조직을 통해 중동으로 넘어갔다.

자파리의 '여권 공장'에서는 무려 173개의 위조 여권이 쏟아져 나왔는데 대부분유럽 국가 여권이었다.

그는 경찰에 검거되고 나서도 위조된 브라질 여권을 제시하며 신분을 속이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파리는 주로 인터넷을 통해 주문받은 위조 여권을 국제우편물로 가장해 배달해왔으며, 여러 단계의 유통조직을 두는 방식으로 당국의 추적을 피해왔다고 경찰은설명했다.

나타쏜 쁘로우쑨똔 태국 이민청장은 "자파리는 '닥터 패스포트'라는 별명으로만알려졌을 뿐 어느 누구도 얼굴과 신원을 알지 못했다"며 "그는 4∼5명의 알선책을 통해서만 고객들과 접촉해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