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7일 장거리 미사일(로켓) 발사 도발을 강행한 것은 대내외 상황을 모두 염두에 둔 다목적 포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한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지 3시간 뒤 '특별 중대보도'를 통해 "새로 연구개발한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완전성공하였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특히 "김정은 동지께서 주체 105, 2016년 2월 6일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를 발사할 데 대하여 친필 명령하셨다"면서 김정은의 지시로 광명성 4호가 발사됐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한달 전 기습적으로 감행한 '수소탄 시험'도 김 제1위원장의 명령에 따른 것이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7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우선 북한이 오는 16일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이 '민족 최대의 명절'로 불리는 광명성절을 앞두고 주민들에게 내세울 치적을 필요로 했을 수 있다는 인식이다.

장광일 동양대 국방기술대학장은 "광명성절을 기념해 '축포' 성격으로 쏘려면 16일 이전에 기상여건이 좋은 날을 고를 수밖에 없는데, 오늘이 그러한 조건에 모두 부합된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또 김 제1위원장이 한 달이라는 기간을 두고 4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잇달아 벌인 것은 오는 5월 초 개최하는 노동당 7차 대회와도 관련이 깊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내부적으로 자긍심을 고취하고 이걸 통해 주민들에게 김정은 체제에 대한 무한충성을 유도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당 대회를 앞두고 각 기관과 기업에 초과 성과를 독려하고 모든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점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민들에게 경제·핵 병진노선의 성과를 홍보하고 '군사 강국'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켜 체제 안정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의도도 깔린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외적으론 김 제1위원장은 '핵 보유국'의 지위를 공고화해 미국 등 국제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고 대북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만들려는 계산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지난달 6일 '수소탄 시험'으로 핵무기의 질적인 개선을 꾀한 뒤 곧바로 핵무기 운반체인 미사일의 사거리까지 늘린 사실을 보여주면 대외 협상력이 높아진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국 북핵 정책의 실패를 부각시키면서 차기 미 정부와 핵군축 협상, 평화협정 의제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