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제거 밀랍상태 고온건조 환경 유지
숨진 부천 여중생이 어떻게 미라 상태로 발견됐는지 여부에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숨진 여중생 C(14)양은 3일 부천의 한 다세대 주택 2층 방에서 미라에 가까운 상태로 발견됐다.
시신이 발견된 방에는 이불이 위에 C양은 속옷만 입은 채 하늘을 바라보는 자세로 누워 있었다.
방에는 방향제와 향초가 있었고 습기 제거제 5개가 방문 근처 등 주변에 놓여 있었다. 또 방 바닥에는 염화칼슘으로 보이는 흰색 가루가 흩뿌려져 있었다.
경찰은 목사 아버지 A(47)씨가 딸을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건조시켜 악취 등을 제거해 이웃들의 의심을 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의학 전문가들은 고온건조한 환경이라면 시신이 부패하지 않고 미라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영식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학부 부장은 4일 "C양에 대한 정확한 사인과 시신이 미라 상태가 된 이유를 조사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이집트처럼 고온건조한 환경이라면 시신이 미라처럼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국과수 관계자는 "C양의 시신은 심하게 건조된 상태다. 부분적으로 뼈가 노출된 곳은 있지만 백골상태는 아니다"라며 "시신은 온도와 습도 등 환경요인에 따라 부패정도가 달라진다.
특히 미생물 노출 등 외부침입요인에 따라 변화가 크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C양의 시신이 밀랍 상태가 된 데는 방 안의 습기를 제거해 조성한 건조한 환경 탓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방과 집 내부에 있던 여러개의 습기 제거제와 방바닥에 깔려있던 흰색 가루 등이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해준다. 방 바닥의 흰색 가루는 염화칼슘이나 비슷한 성분의 물질로 추정된다.
이웃들은 시신이 11개월이나 집에 방치됐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웃 최모(59)씨는 "이런 끔찍한 일이 이웃집에서 벌어져 당혹스럽고 무섭다"고 털어놨다.
/김태호 기자 thkim@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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