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물동량 순위에서 인천항은 늘 세 번째였다. 부산항과 광양항, 그 다음이 인천항이었다. 정부의 투 포트(Two-port)정책 탓이 컸다. 오랫 동안 그래왔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 같던 견고한 순서가 지난해 하반기 뒤바뀌었다. 인천항이 광양항을 앞지른 것이다. 세계 항만 물동량의 대세는 컨테이너다. 화물의 추세도 이렇게 변화하고, 항만의 순위나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도 컨테이너가 된 지 오래다.

인천신항의 한진컨테이너터미널이 다음달 개장한다. 본보 보도에 따르면 한진은 3월 18일 3500TEU급 선박 입항을 시작으로 1단계 터미널 운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나머지 시설은 내년 11월쯤 문을 연다. 앞서 지난해 6월 선광이 컨테이너터미널을 부분 개장해 가동 중이며 올해말까지 2단계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주지하다시피 인천항은 그간 국내 최대 규모의 수입항 역할을 해왔다. 원목, 원유, 유연탄, 곡물, 사료부원료 등 각종 원료나 부자재가 주요 화물이었고, 그렇다보니 벌크형태가 대부분이었다. 컨테이너라야 내항 4부두에서 취급하는 물량이 고작이었다. 인천항이 컨테이너화물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한 것은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과 선광컨테이너터미널(SICT)이 남항에 문을 열면서부터다, 인천항에도 컨테이너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전용터미널이 탄생한 것이다.

송도국제도시에 자리한 인천신항은 인천항은 물론 인천의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단순히 화물만 드나드는 곳이 아니라 오대양 육대주를 대상으로 종합물류기능을 수행하는 시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 여건은 아직 열악한 실정이다. 배후부지나 주차장 등 인프라가 태부족이다. 인천시와 항만당국은 이러한 부분을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또 부두시설이 있다고 배가 저절로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막대한 자본을 들여 설치한 대형 크레인들이 하릴없이 놀고 있다면 기업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얼마나 큰 낭비인가. 컨테이너화물을 가득 실은 배들이 쉴사이 없이 오가야만 인천신항 그리고 인천의 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다. 이제 모든 힘을 물동량에 유치에 모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