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 '이방인 Lo Straniero' 14일까지 논현동 갤러리보다서
인천지역 도서관내 전시 도전


"멋지고 화려한 전시장이 아니어도 작품을 통해 공간의 의미를 새롭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왕이면 제가 태어나고 자라온 인천에서 그 시작을 하고 싶어요."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 위치한 '갤러리보다'에서 사진작가 박찬배 개인전 '이방인 Lo Straniero'이 오는 14일까지 열린다.

박 작가는 지난해 제37회 중앙미술대전과 포스코미술관 신진작가 공모전에서 수상하며 젊고 유능한 신진작가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원래 사진과 거리가 먼 직업군인으로 일했다. 32세때 우연히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나 그곳에서 사진 공부를 시작했다.

오로지 용기와 도전정신으로 낯설고 먼 길을 떠난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에너지 넘치는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과 울산 등에서 이미 전시를 했기 때문에 제가 살고 있는 인천으로 돌아와 작품을 걸고 싶었어요. 직접 전시공간을 찾다 갤러리보다 대표님을 만나게 됐죠. 작품을 보시고 흔쾌히 전시를 승낙하셨어요."

작가가 직접 전시공간을 찾아다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예술 계통에 연고가 없는 그가 문턱을 넘기는 더욱 어려웠다.


이력보다 작품에 집중해 전시 작가를 선정하는 갤러리보다 문열림 대표는 박 작가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깊이와 감동을 느껴 전시를 결정했다.

"이번 전시는 제가 이탈리아 유학 때 느낀 감정과 기억을 풀어낸 11장의 사진으로 구성했어요. 피렌체에서 가까운 소도시 프라토어 가죽공방에서 일하는 중국인들을 매일 관찰하고 사진으로 기록했죠. 저처럼 이방인의 모습을 한 그들에게 동질감을 느꼈고 이탈리아에서 중국의 색채가 묻어나는 것이 새로웠어요."

박 작가는 작품뿐 아니라 전시공간과 문화에 관심이 많아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본인의 작품을 걸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인천에 전시공간이 많이 없어서 떠올린 곳이 도서관이에요. 집 근처 미추홀도서관을 자주 가는데 주말이면 가족단위로 많이 찾더라고요. 도서관이 하나의 갤러리가 되어 책을 읽으러 온 사람들에게 작품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인천에 있는 중앙도서관, 미추홀도서관, 청라국제도서관 등에 직접 전시를 요청했다. 미추홀도서관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전시기간을 협의 중에 있다.

"요즘 신작 준비를 위해 남북한 분단 이미지를 다루는 사진 작업을 하고 있어요. 주제에 깊이 있게 몰입해야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의 작품을 많이 선보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