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수인선 개통을 앞두고 신포역 출입구 막바지 공사를 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수인선 다음달 개통 앞둬
100년전 '세관 창고' 재현
장소 고려해 디자인 반영


수인선 인천구간 개통이 한 달여 남은 가운데 신포역이 내항의 100년 역사를 담은 모습으로 탄생한다.

내항 주변 개발로 인해 항만산업 유산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항만시설로 상징되는 붉은 벽돌 창고 흔적이 고스란히 신포역에 남게 됐다.

21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신포역의 외부 출입구, 정거장 환기구의 외관디자인을 붉은 벽돌창고 형태로 반영했다.

대표적인 붉은 벽돌 창고인 옛 인천세관부속창고가 문화재로 등록돼 똑같이 만들 수 없지만 붉은 벽돌과 석재 등을 주된 소재로 디자인 한다는 구상이다.

신포역은 100년의 역사를 가진 인천항 제1부두 앞에 설치되는 정거장이다. 인천 개항장과 함께 근대 인천의 역사가 중첩된 중요한 장소성을 가지고 있다.

신포역 출입구 위치는 기존 인천세관부속창고가 있던 곳이다. 6·25 전쟁 때 세관은 불에 타 없어지고, 세관 부속 창고만 남게 됐다.

이 창고가 남다른 의미를 지닌 이유는 인천항의 역사를 간직한 몇 안 되는 근대건축물이기 때문이다.

1876년 강화도 수호조약 이후 인천은 부산과 원산에 이어 세 번째로 개항을 했다.

개항 후 가장 중요한 것은 세금을 걷는 것인데, 외국과 교역에 관세를 징수하는 세관의 역사가 처음 시작된 곳이 바로 인천이다.

창고가 수인선 철로가 지나가는 곳에 자리하고 있어 철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원래 자리로부터 40m 떨어진 곳에 이전·복원됐다.

김용하 전 인천발전연구원 박사는 "세관의 역사도 중요한데다 내항 1부두는 동양 최초의 갑문식으로서 항만산업에서 갖는 역사적인 의미가 크다"며 "디자인을 모든 역에 동일하게 하는 것보다 항만 분위기가 느껴질 수 있도록 붉은 벽돌 창고로 만드는 게 지역 위치의 특성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신포역 주변의 역사, 문화적 장소성을 고려해 건축, 구조물을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