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시민 후원자역 자처 … '가천박물관' 운영도
심청효행대상·차예절교육·음악회 등 활동 다채

가천문화재단이 '17회 심청효행대상 시상식'을 축하하는 특별공연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을 오는 18일 무대에 올린다.

오후 7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을 뜨겁게 달굴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은 '음악의 도시 부평'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가천문화재단은 이번 공연이 인천지역 예술단체를 지원하고, 인천을 배경으로 하는 다양한 문화예술작품이 활성화되길 바라는 차원에서 입장권 1회분 전량을 구매했다.

이 작품은 한국 전쟁 직후 부평의 에스캄 미군부대를 배경으로, 가난하지만 그 시절 음악을 통해 꿈과 희망을 키워간 우리네 젊은이들과 그들 가족의 따뜻한 이야기다.

1950년대 이후 반짝이는 클럽 간판과 록큰롤 음악으로 활기찼던 부평 신촌거리에서 사랑을 찾고 꿈을 좇았던 젊은이들, 가난했지만 서로를 끔찍이도 아꼈던 가족간의 정이 작품 속에 녹아있다. 당대를 풍미했던 음악들이 공연 내내 흐르며 그 시절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이 작품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문예회관 레파토리 제작 개발 지원 사업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아 2년 연속 지원을 받고 제작됐다. 이번 공연에는 수상자와 수상자가족 뿐만 아니라, 시민들과 다문화가정, 사회적배려자 등 약 800명을 초청하여 함께 관람하면서 한해를 마무리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전망이다.

가천문화재단이 이 작품을 선정한 것은 인천문화발전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란 지역의 평가를 얻고 있다. 가천문화재단이 20년 넘는 시간동안 걸어온 인천사랑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지역과 더불어 호흡하며 24년

전통문화를 보존하여 계승하고, 지역문화예술을 창달하여 문화진흥을 주도해 온 가천문화재단은 지난 1991년에 가천대길병원의 설립자인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이 자산을 출자해 설립한 인천의 대표적 문화재단 가운데 하나이다.

올해 출범 24년째인 가천문화재단은 지역 문화예술과 더불어 호흡하며 문화의 길을 걸어왔다. 많은 문화예술단체와 지역시민들에게 후원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기도 하다. 문화예술단체와 작가들의 활발한 창작활동을 위하여 2005년부터 10년 넘게 '경인지역 문화예술 창작활동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

이 재단은 지금까지 250여개 사업에 약 4억여원을 후원해 열악한 환경에 놓인 예술가들의 왕성한 예술활동이 가능하도록 뒷받침해왔다. 이는 간헐적으로 지원하던 것을 정례화하여 발전시킨 사례로, 이후 다른 민간단체들의 지원을 유도하는 효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창간호 가장 많이 보유한 가천박물관

지난 1995년에 개관한 국내 최대 의료사전문 박물관인 '가천박물관'은 가천문화재단에서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인천 유일의 국보인 '초조본유가사진론 권 제53'과 보물 14점, 인천유형문화재 3점 등을 보유하여 인천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창간호를 최다 보유하여 한국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한방과 양방에 관련된 의료기와 의학서적, 그리고 학술가치가 높은 유물까지 약 5만여점을 보유하고 있는 가천박물관은 '의료사전시실, 영상실, 창간호실' 등 전문 전시관을 운영, 전문지식이 없어도 전시물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가천문화재단은 올해 '2015 세계책의 수도 인천' 지정에 맞춰, 자신들이 보유한 창간호 2만여점 중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희귀본을 공개했다.

대중문학의 태동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특별전이었다. 소년(1908), 창조(1919), 개벽(1922), 한글(1927), 학원(1952), 소년중앙(1969) 등을 공개, 세간의 많은 관심을 이끌어내어 인천이 문학의 도시로 발돋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전국 도서관 및 학교 등에 최근 출판된 <바람개비의사 이길여> 동화책과 도서 등을 기증해 지속적으로 책의 수도 인천을 알리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수준 높은 공연 인천시민에 선물

이번 공연의 모티브가 된 심청효행대상은 우리 고유의 아름다운 미풍양속인 효 사상을 널리 알리고자 어려운 환경에서도 정성어린 효를 실천하고 있는 효녀와 효부들을 시상하고 격려하는 제도이다.

1999년에 고전소설 '심청전' 의 배경이 되는 옹진군 백령면에 가천문화재단이 심청동상을 기증하면서 시작한 '심청효행대상'은 올해 17회를 맞아 16명의 수상자가 선정됐다. 금년까지 수상자는 모두 184명으로, 이들의 아름다운 효심은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훈훈한 귀감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가천문화재단은 앞서 2011년 세시봉 콘서트, 2013년 장사익 콘서트, 2014년 이 마에스트리 음악회 등의 공연을 열고 시민들을 무료 초청해 수준높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안겨줬다.

향토 유래를 담은 <인천의 땅 이름>, <월미도 이야기> 등의 책을 출판하고, 전국 인설차 문화전, 차인큰잔치, 차예절교육을 후원하여 전통문화와 예절을 알리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이같은 가천문화재단의 지역문화발전을 위한 활약상은 '기업메세나부문'에서 전국 6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지난 2003년에는 제32회 문화의 날을 맞아 국내 메세나 문화단체 가운데 최초로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문화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