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의 한방치료

보건복지부가 시행한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신질환 1년 유병율은 18세 이상 64세 이하 인구의 12.9%로 매년 약 412만명이 정신질환에 이환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통계청의 2009년 사망원인 통계결과 자살로 인한 사망이 전체 순위 중 4위를 차지하였고, 최근 10년간 자살로 인한 사망률이 107.5%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한국인의 정신건강이 심각한 사회문제화 되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신경정신과 질환 환자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한의원의 임상장면에서 접하게 되는 신경정신과 질환 환자의 경우 이미 병이 오래되었거나 양약을 오래 복용하는 중에 내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신경정신과질환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에 대해 대외적인 인식의 부족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의학에서는 정신증상을 전신증상의 하나로서 생각한다.

한방정신과 치료는 천연물과 침구를 통한 치료로 부작용이 적고 중독성이 적으며, 질병보다 먼저 사람의 체질과 환경, 상황을 고려한 맞춤 치료법이 되고, 질병의 양태보다 원인을 찾아 그 근본의 정서 즉, 희,노,우,사,비,공,경의 부정적 정서를 긍정적인 정서로 바꾸어주는 치료를 통하여 마음 자체를 치료하므로 심인성 질환이나, 정신질환, 스트레스성 질환에 효과적이다. 따라서 서구식 일반 정신과에 대한 거부감으로 쉽게 찾지 못하는 경우에도 한방 정신과는 좀더 쉽게 접근 할 수 있으며, 점차적으로 한방치료를 요구하는 환자나 가족은 증가하고 있다.

양약은 항불안작용과 동시에 의욕저하, 권태감, 졸음 등을 초래하는 문제가 있으므로 여기에 한방치료의 유용성이 있다. 특히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여성의 임신,출산에 관련한 경우 더욱 한방치료는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한방신경정신과에서는 안색, 혀의 모양과 색깔, 피부, 체격 등 외형의 형태, 색 및 윤택한 정도를 살피는 망진(望診·눈으로 보아 관찰하는 방법), 환자분의 음성이나 환자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듣는 문진(聞診·귀로 들어서 관찰하는 방법), 환자분에게 질문을 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는 문진(問診·입으로 물어 관찰하는 방법), 맥을 짚고, 복부를 짚어 관찰하는 切診(손으로 눌러보아 관찰하는 방법)이라는 한의학적 진단법과 정신과적으로 전문화, 특성화된 검사법 등을 통해 진단받은 후, 이에 맞는 한약, 침, 한의학 정신치료, 뜸, 부항 등의 한방적 치료를 받게된다.

▲한의학에서 치료하는 정신과적 질환

스트레스 질환(화병, 우울증, 공황장애), 수면장애, 신경계 질환(치매, 두통, 어지러움, 떨림증 등), 주의력장애(ADHD), 틱 등이다.

양방의들이 한방약을 사용하는 의료 일원화 환경의 일본의 경우 인정되고 있는 정신과의 한방치료의 적응군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한의학적 치료

▲ 안세승 옥련한의원장

스트레스를 많이받는 경우 특히 한창 일할나이에는 시호가용골모려탕이 효과적이다. 체격이 좋으며 일이 바빠 스트레스도 많고 혈압이높고, 안절부절못하는 등의 증상에 효과적이다.

누구나 일이 바빠지면 우울증같은 것을 경험하게 되는데 시호라는 한방약은 우울증에 작용한다. 시호가 포함된 대시호탕 시호가용골모려탕, 소시호탕, 시호계지건강탕등이 우울증 유사증상에 쓰인다.

상기경향으로 안절부절못하며 침착하지 못하고 불안이나 불면상태가 있을때는 황련이나 황금의 약재는 마음을 진정시키는 작용이있는데, 이를 포함한 반하사심탕이나 삼황사심탕을 사용할 수 있다.

치자열매인 산치자는 진정효과가 있어 산치자가 들어간 황연해독탕이나 인진호탕에는 심신진정 작용이 있다.

일을 너무 맹렬히 하는 사람중에는 스트레스 때문에 대머리가 되는경우가 있다. 스트레스로 인한 원형탈모증은 한방약으로 상당히 개선시킬수가있는데 시호가용골모려탕이 대표적인 약이다.

불면증의 경우 양약의 수면도입제나 수면약은 많든 적든 약제 의존성이 있는데 한방약의 좋은점은 약제 의존성이 없다는점이다.

한방약을 사용할 때는 불면 이외의 증상·증후와의 관계로 처방을 정하는데, 전신상태를 개선함으로써 자연적인 수면이 되도록 처방한다. 혈액동태의 조절, 자율신경계의 조절, 위장장애조절이 기본이됩니다, 정신병성불면은 양약을 우선적으로 하는것이 무난하다.

황연,석고,산조인,원지등을 함유하는 처방이 자주 사용되며, 황연해독탕, 감초사심탕, 산조인탕, 시호가용골모려탕 가미귀비탕 억간산등이 효과적이다.

자율신경실조증의 경우는 다양하면서도 주증상이 바뀌는 특징이 있어 양방에서 다루기가 까다롭다. 환자의 증상 하나하나를 중시하는 한방에서 오히려 이와같은 질환에 접근하기 쉽다.

증상을 다양하게 호소하는 경우 가미소요산이나 여신산, 억간산,귀비탕 등이 사용되며, 인후이물감시 반하후박탕, 숨막힘증상시 향소산, 월경주기와 관련해 증상이 나타나는경우는 계지복령환, 도인승기탕, 어지럼증을 나타내는경우는 영계출감탕, 상열감을 주소로하는 경우 황연해독탕, 계지복령환등을 쓴다.

우울증, 조울증의 경우 신경증의 우울상태, 출산후 갱년기 장애와 관련하여 좀더 유효하며, 자주주기를 반복하는 경우와 우울증이 만성화하는 경우 좋은 적응이 된다.

가미소요산, 반하후박탕, 귀비탕등이 주로 사용된다.

치매의 경우 억간산이라는 한방약은 인지증의 억울 환각 망상 행동이상등의 부수증상에 효과적이며, 진행되어 나타나는 침울 무기력 착시현상과 이상한 말,행동, 주위를 배회하며 큰소리를 내기도하는 증상들의 개선에 효과적이다.

정신분열병의 경우 흥분이 항진된 상태에서는 황연, 시호, 대황제의 약재를 사용하며 만성화로 인해 의욕장애가 있을 때는 보중익기탕등의 처방을 사용한다.

틱의 경우에 작약이라는 약재의 성분 paeoniflorin에 진정, 진경, 진통 작용이 있으면서 근육긴장을 조절한다. 후박은 중추성 및 말초성의 근이완 작용이 있는데 위약재가 포함된 처방 및 시호계지탕, 억간산 등의 처방들이 많이 사용된다.

간질의 경우에 시호계지탕 시호가용골모려탕 억간산 반하후박탕등이 많이 사용되는데, 양약의 치료에도 임상발작의 개선이 불충분한예, 항경련제의 부작용이 나타나는예에서 주로 적응증이 되는데, 최근 일본의 동양의학회지의 보고시 시호계지탕이 많이 사용되는데 발프로산등이 사용되고있는 증례에 전문가의 뇌파소견을 참조하면서 병용치료하여 증상 안정에 의해 항전간약의 유지용량을 감량하는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