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자료 분석 결과 '인덕원-수원' 건설 따른 '광교-호매실' 경제성 떨어져
전문가 "수원월드컵경기장역 등 일부 구간 중복에 교통수요 분산"
▲ 한국개발연구원(KDI) 2014년도 타당성 분석 검토보고서의 광교-호매실 복선전철 노선도

안양 인덕원과 수원을 잇는 신수원선 건설이 서수원권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수원 광교와 호매실을 잇는 신분당선 연장선 건설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29일 본보가 입수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1조 5343억원(수원시 분담금 67억원)이 투입된 신분당선 연장선 1단계(정자-광교·12.7㎞)가 내년 준공 및 개통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2단계 사업으로 추진중인 광교-호매실·11.1㎞ 신분당선 연장선 구간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와 건설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2013년 국토부가 광교-호매실 구간에 대해 KDI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한 결과 B/C(경제성)값이 1이 나와야 하는데, 0.57에 그쳐 경제성이 매우 떨어진 결과가 나왔다.

이에 지난 1월 국토부는 경제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수도권통합환승요금제'를 적용하는 민간투자사업으로 KDI에 재의뢰했지만 1년 여간 요금책정도 못한채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했다. 그 이유는 2014년 'KDI 광교-호매실 복선전철 민간투자사업 타당성분석검토' 보고서 때문이다.

KDI는 보고서에서 '국토부는 통합환승요금제를 적용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됨에 따라 수익률이 보전돼야 하는데, 요금경감에 대한 구체적인 보전방안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즉 교통수요를 높이기 위해 통합환승요금제를 적용해 요금을 낮추면 민간투자사업자에게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지만 그에 따른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2조9676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39.38㎞ 구간의 인덕원-수원 복선전철이 지난달 기본계획이 확정되면서 광교-호매실 구간 건설에 호재가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미 국토부 조사에서 인덕원-수원이 건설되면 광교-호매실 사업추진이 어렵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국토부 광교-호매실 복선전철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재검토' 자료를 살펴보면 인덕원-수원을 '시행했을 시'와 '시행하지 않았을 시' 등 4개의 시나리오를 토대로 타당성 조사한 결과 유일하게 인덕원-수원선을 건설하지 않을 경우 B/C 평가 1.03, AHP 평가에서 0.546이 나와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인덕원-수원 복선전철 사업이 광교-호매실 구간과 환승을 전제로 추진되고 있지만 도리어 광교역, 수원월드컵경기장역 등 일부 구간이 중복돼 교통수요가 분산된다고 내다봤다. 결과적으로 조사내용만으로 보면, 광교-호매실 복선전철 사업은 인덕원-수원선 건설에따른 통합환승요금제를 적용해도 추진은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DI 한 연구원은 "국토부가 조사한 사안이고, KDI가 현재 다양한 방향으로 재조사 중이어서 차후 결과는 모르는 것이지만 이미 경제성이 떨어진 광교-호매실 신분당성 연장선이 인덕원-수원을 건설함으로써 경쟁력을 오히려 뺏길 수 있어 그 대안들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시 그렇게 조사가 됐긴 했지만 많은 루트로 KDI가 재조사하고 있고, 그 결과는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B/C'=편익/비용 비율로 순현재가치(NPV), 내부수익률(IRR) 등의 계산을 통해 사업의 경제성을 파악하는 기준이다. 1에 근접할수록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AHP(Analytic Hierarchy Process)'=사업의 추진 여부에 최종적인 타당성 종합 판단을 내리기 위해 사용되는 기법으로 종합적인 점수다. 0.5에 근접해야 사업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