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 당위성·형평성 문제제기 … 분담금 7억5000만원 편성 안해
시교육청 "공청회 등 해결안 묵묵부답" … 재정난 가중 추가지원 난항

개교를 3개월 앞둔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운영비(인천일보 11월12일자 19면)를 두고 인천시교육청과 연수구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연수구 몫 7억5000만원의 지출을 서로 미루는 건데, 이러는 사이 과학예술영재학교의 정상 운영이 요원해 지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연수구에 공청회 등 이 문제를 매듭지을 방안을 건의했지만 묵묵부답"이라고 29일 밝혔다.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는 지난 2012년 전국 지자체끼리 경쟁을 통해 인천이 유치에 성공했다. 당시 이 학교를 유치하면 전국의 영재가 몰리는 등 인천의 명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이에 따라 인천시교육감-인천시장-연수구청장은 합심해 학교 운영비를 50:25:25로 분담하겠다고 협약했다.

최초 운영비가 1년에 30억원이 들 것으로 계산되면서 교육청이 15억원, 시와 연수구가 7억5000만원씩을 내게 됐다.

하지만 민선 6기로 정부가 바뀌면서 연수구의 입장도 달라졌다. 새로 당선된 이재호 연수구청장이 당위성과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분담을 거부하고 있다.

시 교육청은 박융수 부교육감을 중심으로 연수구를 설득했지만 구는 끝내 내년도 예산에 7억5000만원을 편성하지 않았다.

안주겠다는 구를 강제할 방안도 없어 안달이 난 교육청은 연수구와 극심한 갈등관계가 됐다.

최근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가 교육청을 상대로 실시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박융수 부교육감과 이재호 연수구청장이 주고 받은 문자가 공개되기도 했는데, "시의원 시절 못 만난게 원통하다", "일방통행식 주장 그만해라", "전화 피하지 말라", "이것 때문에 한 숨 못 잤는데 떳떳하면 토론회에 나와라",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다", "선출직에게 명령하고 협박하나" 등 날선 표현이 오고 갔다.

둘이 이렇게 으르렁 대기는 해도 아직까지 아무런 접점을 찾지 못했다.

연수구가 결국 지원금을 내지 않을 경우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는 시 교육청이나 시 역시 추가 부담이 어려운 상황이라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내년 3월 정상개교를 낙관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