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 정치인 … 민주화 위대한 변화 가져오신 분" 추모
▲ 26일 인천시청 대회의실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 분향소를 찾은 최기선 전 인천시장이 조문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최기선 전 인천시장은 26일 김영삼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결단의 정치인이었다. 민주화라는 위대한 변화를 가져오신 분"이라고 말했다.

최 전 시장은 이날 인천시청 대회의실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전 시장은 인천지역의 대표적인 상도동계 정치인으로, 김 전 대통령의 비서로 활동했다.

특히 가택연금 시절에는 김 전 대통령이 직접 작성한 성명서를 번역해 외신 기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과거 최 전 시장과 함께 정무부시장으로 재임했던 박영복 인천시 정무특별보좌관이 조문에 동행했다.

최 전 시장은 김 전 대통령의 가택연금 시절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언론자유허용화와 민주화가 이뤄질 때 까지 단식투쟁을 하며 목숨을 걸었다"며 "그 때 외신기자를 상대하고 (성명서를) 번역해서 세계에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교사 양반하고 비밀리에 영문으로 번역해서 기자들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세계적인 뉴스로 나가자 미국이나 영국이나 프랑스 르몽드 이런데서 김영삼 총재에게 당신 이렇게 죽으면 안 된다고 했다. 한국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건지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83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민주화 5개항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5개항은 언론통제 해제, 정치범 석방, 해직인사 복직, 정치활동 규제 해제, 대통령 직선제를 통한 개헌으로 이뤄져 있다.

최 전 시장을 비롯한 측근들은 당시 신속하게 단식 사실을 외신에 알렸고, 민주화 투쟁에 불을 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23일 만에 단식을 해제한다. 최 전 시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새로운 성장동력인 인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최 전 시장은 "김 전 대통령이 장관에게 인천이 큰 일을 하고 있다고 장관에게 말했다. (인천도시철도) 1호선 할 때도 와서 감탄하셨다"며 "정부가 반대했는데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송도 신도시를 적극 지원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최 전 시장은 그동안 건강 문제로 요양하다가 모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최 전 시장은 이날 조문 후 유정복 인천시장을 만난 뒤 여의도 국회에서 개최된 영결식에 참석했다.

/글·사진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